이 작품을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저 하얀 면 위에 가느다란 선과, 약간의 음영만으로 이루어진 그림인데, 어째서 이렇게 마음에 충격을 주는 건가 되새기고는 합니다.
<블레임>을 비롯해서 초기 작품들은 워낙 그림체 자체가 격렬했기 때문에 그렇다 치고, 최근 들어 <시도니아의 기사>부터 <인형의 나라>까지는 점점 더 그림이 담백해지고 있어서, 더이상 놀랄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인형병 환자들이 배에 몰려들어서 임신한 것처럼 커다랗게 배가 부푼, 거대한 자동기계가 하늘에 떠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