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밥상은 유혹하길 거부하는 밥상이었다. 넘치지도 과시하지도 않으며, 흔들림 없이 단정한, 통깨를 뿌리거나 실고추를 얹는 것 같은 사소한 장식도 엄마는 질색하셨다. 그것은 장식도 속임수도 타협도 없이 언제나 본질로만 존재하고자 하셨던 엄마가 지은 세상이었다. …… 엄마는 실험실의 과학자 같은 진지함으로 요리를 하셨다. …… 엄마는 그 고집스런 정직함을 차곡차곡 음식에 담아 3남매를 키우셨다. 그 어떤 타박도, 별스런 칭찬도 안하시고, 하셔야 할 모든 말씀을 음식에 새겨 우리에게 건네셨다. 그 신념과 정성으로 빚어진 음식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