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란 적
내 청춘은 캄캄한 폭풍우에 지나지 않았고,
여기저기 햇살이 비칠 뿐이다.
천둥과 비바람이 사정없이 휩쓸어
내 정원에는 빨간 열매도 몇 개 남지 않았다.
이제 생각의 가을에 접어들었으니
삽과 쇠스랑을 써야만 한다.
홍수에 파인
무덤처럼 큰 구덩이 몇 개를 메워야 하니.
그러나 누가 알까, 내 꿈꾸는 새로운 꽃들이
강가 모래밭처럼 씻겨 흘러가버린 이 땅에
자양분이 되는 신비한 양식을 발견할지?
오, 고통이여! 고통이여!
시간은 생명을 좀먹고,
우리의 심장을 갉아먹는 무서운 적이며
우리의 잃어버린 피로 자라고 살쪄간다!
-샤를 보들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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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한번 지나가면 그뿐, 잡을 수 없지요.
정말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요.
특히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을 땐 그런 느낌이에요.
몇 장 안 읽었는데 한 시간이 지나 있고...
나 지금 뭐하고 있었던 거지? 했습니다.ㅎ
지나간 사람들도 시간 앞에서는 무기력했을 것 같아요.
잡을 수도 없는 실체도 없는 것이어서.
그 시간 동안 무언가 우리가 해야만이,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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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너무 자주 내립니다.
환절기 건강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