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걱정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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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대출 기한이 다 되었다고 카톡 문자와 왔네요.
2주가 이렇게 빨리 지나다니요.
시 한 편 읽기를 실천하자고 작년부터 포스팅을 가끔 올렸는데
뭐가 그리 바빴는지 몇 달이 훌쩍 넘어갔네요.
그래서 후다닥 넘기면서 몇 편 읽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익은 이 시를 적어봅니다.
예전에 이 시를 읽고 울컥하며 공감했던 시입니다.
어릴 적 동생들과 집을 보면서
밭에 일하러 가신 부모님이 언제 오시나 목을 늘이며 기다리던 유년시절도 떠올랐어요.
어린 시절에 기다리는 일은 정말 지루한 일이었지요.
어찌나 시간이 안 가는지...
그런데 그후로 세월이 흐른 지금은 얼마나 시간이 빨리 지나는지
정말 아이러니 하네요.
숙제를 하면서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 시인의 모습과
자식을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그 시대 어머니의 사랑이 듬뿍 느껴집니다.
특히 '배추잎 같은 발소리'는 정말 압권이지요.
그래도 기다리는 시간은 행복한 일이기도 하구요.
5월도 어느새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모두 편안하고 여유있는 주말 보내세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