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또 어디서 왔니
마을을 떠돌던 개가 우리 집에 눌러앉은 지 스무 날이 된다. 아침에 밥을 끓이며 부엌문을 여니, 낯선 개 한 마리가 우리 집 마당에서 킁킁거리며 돌아다닌다. “너는 또 어디서 왔니?”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방문이 벌컥 열린다. 큰아이가 부엌으로 쪼르르 달려온다. 부엌문으로 빼꼼히 내다본다. “아이, 멍멍이 예뻐.” 얘, 얘, 예뻐 하는 일은 좋은데 말이야, 엊저녁에 멍멍이 밥을 주니 마을 고양이들이 ‘왜 우리한테는 밥을 안 주고 쟤한테는 밥을 줘?’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