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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좀 생각합시다 62


 세계화 시대에 쓰는 말


  흔히 세계화 시대라고 합니다. ‘세계화’ 같은 말을 흔히 쓴 지 스무 해쯤 되지 싶은데, 지난날에는 ‘지구마을(지구촌)’이나 ‘지구별’ 같은 말을 썼어요. 모두 똑같은 곳을 가리키는 이름입니다만, 보는 눈은 달라요. 세계화라 할 적에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벗어나 세계 표준을 살피려는 눈이 되고, 지구마을이나 지구별이라 할 적에는 큰 나라도 작은 나라도 없이 모두 어깨동무하면서 사이좋은 터전을 살피려는 눈이 됩니다.


  세계화를 말할 적에는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가꾸며 쓰는 길보다는 영어이든 일본 한자말이든 번역 말씨이든 대수롭지 않되, 현대문명을 더 빠르고 널리 받아들이도록 영어를 북돋우자는 흐름하고 맞닿습니다. 지구마을하고 지구별을 말할 적에는 나라나 겨레뿐 아니라 고장이나 마을마다 다 다른 터전을 고이 여기면서 서로 아낄 줄 아는 마음이 되어 다 다른 아름다움을 즐겁게 찾으면서 손을 맞잡자는 흐름으로 이어갑니다.


  우리는 영어를 꼭 배워야 하지 않습니다만, 굳이 안 배워야 할 까닭도 없습니다. 다만 즐겁게 배워서 즐겁게 쓰는 마음이어야지 싶어요. 그리고 영어를 배우든 안 배우든 반드시 제대로 슬기로이 배울 말이 있어요. 바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한국말을 제대로 슬기로이 배워야 합니다.


  남북녘만으로도 칠천만을 웃도는 대단히 많은 사람이 한국말을 쓰는데,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말 뼈대나 틀이나 결을 제대로 모른다면, 우리 생각을 한국말로 제대로 못 담는다는 뜻이요, 이때에는 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어떤 생각을 어떻게 펼쳐야 즐거운가하고 멀어져요. 제 말, 제 고장말, 제 나라말, 제 삶말, 제 마음이며 생각을 담는 말을 슬기로이 쓰는 매무새일 적에, 이웃말 영어나 일본말이나 중국말이 한국말하고 어떻게 다르면서 알맞게 뜻을 펴면 되는가를 똑똑히 배웁니다.


  말부터 배워야 철학이나 역사나 문학이나 과학이나 경제나 정치를 합니다. 말을 안 배우거나 엉성히 배우면 어떤 배움길을 갈까요? 우리는 아직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가르치거나 배우지 못한 채 세계화 바람에 마냥 휩쓸렸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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