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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야기꽃 (2019.7.12.)

― 전남 순천 〈골목책방 서성이다〉

 전남 순천시 향교길 39

 061.751.1237.

 https://www.instagram.com/walking_with_book/



  무엇을 쓰면 좋을는지 저 스스로 모릅니다. 1994년 어느 날부터 2019년 오늘에 이르기까지 날마다 하루조차 안 거르고 어마어마하다 싶도록 잔뜩 글을 쓰는 길을 걸어왔는데, 참으로 저는 ‘무엇을 쓰면 좋을까?’를 어느 하루도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썼어요. 마음에서 쓰라고 부르는 말을 제 입으로 되뇌면서 썼습니다.


  2019년 7월에 잇달아 나오는 두 가지 책 《이오덕 마음 읽기》하고 《우리말 글쓰기 사전》에 이런저런 속살림을 꽤 밝혔습니다. 다만 모두 밝히지는 않았어요. 속살림을 모두 밝히려면 조그마한 책 한두 자락으로는 어림조차 없습니다. 그냥 알맞게 밝힐 만큼만 밝혔어요.


  요 며칠 사이에 그동안 마음 깊이 눌러두고서 안 터뜨린 몇 가지 이야기가 터져나왔습니다. 하나는 제가 어느 몸나이부터 ‘하고픈 말’을 싹 닫아거는 길이 되었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어느 몸나이부터 ‘보고 듣고 겪은 말’을 조금씩 읊다가 바아흐로 뻥 터뜨릴 수 있는가입니다.


  4500년 앞서는 우리가 무엇을 했을까요? 45000년 앞서는 우리가 어느 별에서 무엇을 하며 꿈을 그렸을까요? 마흔다섯 해 앞서 일은 진작에 떠올려 냈고, 그림으로 다 보았어요. 마음에 담은 그림으로 보았지요. 그래서 이다음으로 450년 앞서 일을 떠올리기로 했고, 꽤 환하게 밝혀냈습니다. 그래서 이제 4500년 앞서 누구랑 무엇을 했는가를 그려내려 할 적에, 그무렵 저한테 언니였던 ‘ㄹㄴ’가 그무렵 동생이던 저 ‘ㄹㄴ’한테 마음으로 속삭인 말이 제 몸을 거쳐서 줄줄이 흘러나왔어요.


  처음으로 알고 느꼈어요. 영어로 ‘채널’이라고 하는, ‘길’이 되는 일을 겪은 셈은 아니지 싶으나, 10분 남짓 제 몸을 다른 넋한테 빌려주어서, 다른 넋이 제 몸에서 그이가 바로 들려주고 싶던 말을 거침없이 내놓도록 했어요.


  이런저런 옛삶길을 되새기고 오늘삶길을 헤아리며 순천마실을 합니다. 순천 중앙시장 옆자락에 있는 동남사진박물관에서 사진책을 놓고서 ‘사진하고 책은 어떻게 만나 이야기꽃이 되는가’ 하는 줄거리를 밝히기로 했습니다. 조금 일찍 길을 나서서 마을책집 〈골목책방 서성이다〉에 들릅니다. 《사진의 용도》(아니 에르노·마크 마리/신유진 옮김, 1984 BOOKS, 2018)는 어떤 이야기로 사진을 풀어내려나 하고 들여다보려고 고릅니다.


  《오월 어머니의 눈물》(조현옥, 렛츠북, 2017)은 1980년 오월 광주를 품고 사는 어머니가 어떤 눈물을 온몸으로 이 땅에 흘리는가 하는 이야기를 시로 풀어냅니다. 《친애하는 미스터 최》(사노 요코·최정호/요시카와 나기 옮김, 남해의봄날, 2019)는 한국하고 일본이란 두 나라를 사이에 두고서 글월벗으로 지낸 두 사람이 주거니받거니 길어올린 이야기를 갈무리합니다.


  책 석 자락을 고르고서 이야기꽃을 펴는 자리로 걸어갑니다. 크지 않은 이야기도 작지 않은 이야기도 없다고 느껴요. 아름답지 않은 책이란 없고, 사랑스럽지 않은 님도 없다고 느껴요. 모두 아름다운 길이면서 삶일 테지요. 이것만 사진책일 수 없습니다. 저것을 사진책이라고 떼어낼 수 없습니다. 여름볕은 후끈후끈하기에 대단히 좋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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