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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들은 마음소리를 바지런히 수첩에 옮겨적었습니다.
라온눈 님이 이를 글로 다시 옮겨주었습니다.
어떤 마음소리였나 하고 되새기는 동안
이 '입' 이야기를 들려주던 때 나눈 말도 떠올라서
글 뒤쪽에 보태었습니다.
즐겁게 누리시면 좋겠습니다.


2019.7.21.해


수원·서울·구미·대구를 거친 나흘. 고흥으로 돌아가려고 대구버스나루에서 기다리는데, “주전부리를 사서 먹어 봐.”라는 마음소리가 들린다. “배도 안 고프고, 난 먹을 생각이 없는데?” 하고 대꾸하니 “잔말 말고 그냥 사서 먹어 봐.” 하고 대꾸. 버스나루 편의점에서 작은 약과·네모빵·마늘후랭크를 사서 하나씩 입에 넣자 엄청 쏟아지는 졸음. 버스가 들어오기까지 20분을 가까스로 참다. 자리에 앉자마자 곯아떨어져서 한참 늘어지게 자다. 2시간 동안 시외버스에서 허우적이다 깨어나니, 마음소리가 이제 나더러 붓을 들라 한다. 붓을 들라고 하는 마음소리한테 묻는다. “너, 누구야?” “나? 람이잖아.” “그런데 그동안 들은 람 같은 소리가 아닌걸?” “그래? 이제 알아보니? 나는 람이면서 람이 아니고, 남자도 여자도 아니면서, ‘아’이기도 해. 그래, ‘아·람’이라고 해보자.”


‘아·람’이 들려준 이야기 
― ‘입’이란 무엇인가?


  우리 ‘입’은 노래를 부르고, 휘파람을 불고, 이야기를 하고 입김으로 따순 바람을 일으키려고 있다. “밥을 먹는”일이란? 밥먹는 데에는 입을 안 쓰는가? 딱히 밥을 먹어야 하지 않는다. 우리는 살갗으로 ‘바람’을 받아들여 숨을 건사하니까. 바람에는 꽃가루, 잔목숨(미생물·냄새)이 가득하고, 물도 바람을 타고 흐른다.

  그러면 “밥을 왜 먹”는가? ‘잠’이 들라고 먹는다. 또는 잠재우려고 먹는다. 이곳에서 하는 일을 멈추고서 저곳으로 넋이 쉽게 넘어갈 수 있게 하려는 뜻으로 먹는다. 굳이 먹어야 하지 않으니 안 먹는데, 이곳에서 이루거나 할 것이 있으면 먹지 않고 자지 않으면서 지내면 된다. 이제 저곳으로 넘어가려면 몸을 쉬어야(내려놓아야) 하는데, ‘몸’에서 ‘넋’이 빠져나오면 몸은 빛이 사라지기 때문에 ‘숨’을 잃을 수 있다. 그래서 넋이 저곳을 다녀오는 동안 새롭게 빛이 나도록 먹는다.

  스스로 짓거나 어버이가 사랑으로 지은 것을 먹는 동안 새숨이 몸에 깃든다. 남이 짓거나 화학조합물이 깃든 것을 먹으면, 이런 것을 ‘만든’이가 시키는 길로 몸이 바뀐다. 오늘날 도시란, 사람을 ‘생체로봇노예’로 삼으려고 하는 사슬터(감옥)라 할 만하다. 도시사람이 하는 ‘돈을 버는 전문직업’이란 무엇인가? 저마다 전문직업인인 줄 알지만, 딱 그 톱니에 갇혀 못 빠져나오고, 걱정근심에 사로잡히도록 내몰려고 ‘가공식품·조미료·외식산업·농약 중금속 식품’이 넘친다.

  그러나 넋이 깨인 이라면 무엇을 먹더라도 안 휘둘리니, 넋이 깨여 빛나도록 해야 한다. ‘나라(정부)’가 세운 곳, 이른바 학교(교육기관)와 박물관·미술관·전시관·도서관·공원·스포츠센터 모두 멀리해야 한다. 신문·방송도 멀리해야 한다. ‘입으로 먹이며 잠재울’뿐 아니라 ‘눈귀를 거쳐 머리에 거짓된 마취밥(지식·정보)’을 먹여서 ‘빛나는 넋이 더 못 빛나도록 잠재우’기 때문이다.

  예부터 푸짐한 잔치를 열어 잔뜩 먹이는 까닭을 보라. ‘살찐 돼지’로 사람을 길들여 ‘자고 먹고 마시고’만 되풀이 하도록 시켜, 스스로 꿈(길·뜻)을 잊어서 지워지도록 내몰려는 뜻이다. 나라(정부)에서 다른나라 손님한테 푸짐잔치를 왜 열겠는가? 그 나라는 그 나라 뜻대로 다른나라 손님을 길들이려고 ‘그 나라’것만 먹이고 ‘손님 나라 것’은 못 먹게 하려고 든다. ‘그 나라’것이 마치 맛있거나 좋은 듯 여기도록 자꾸 먹여서‘몸·마음’을 자꾸 길들이면, 이제 그 나라는 손님나라를 손쉽게 주무른다.

  그대가 어디에 손님으로 간다면, 그대가 챙긴 것만 먹어라. 그대가 손님으로서 잔칫자리에 갔다면, 밥상맡에 그대가 손수 적은 꿈그림(카드·글+그림)을 올려놓아라. 그대 꿈그림(계획표)을 자꾸 쳐다보면서 넋을 차리면서 먹어라. 이렇게 하며 먹으면 그대가 손님이어도 그대를 지키면서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알아라. 첫째, 입은 먹는 일을 하는 곳이 아니다. 둘째, 저곳(꿈나라)으로 가고 싶을 적에만 알맞게 먹고 잠들라. 셋째, 밥을 제대로 가려라. 넷째, 무엇보다 그대 넋이 눈부시게 깨인 채로 두라. 눈부시게 깨인 넋이라면 어디서 뭘 먹어도 그대는 환하게 빛난다. 모두 ‘씻을(정화)’수 있다. 다섯째, ‘꿈그림’을 늘 품에 간직하고서 집밖으로 볼일을 보러 다녀라. 그대 ‘몸·마음’이 힘들면 바로 품에서 꿈그림을 꺼내어 쳐다보고서 ‘이 기운’을 먹어라. 꿈그림을 들여다보면 어느새 배가 부르리라.

  꿈그림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 빛을 잊기 때문에 ‘넋이 깃든 몸’이 배고픈 채로 헤맨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적에는 무턱대고 ‘밥’에 손대지 말아라. ‘맑게 거른 물’을 마시면서 꿈그림을 보아라. 뭘 입으로 먹겠다면 반드시 ‘먹을거리’를 바라보며 기다려라. ‘알갱이(분자구조)’가 네 ‘빛’하고 같은 알갱이가 되도록 손으로 만지거나 눈으로 보면서 꿈그림을 머리에 띄우면서 기다려라. 이러고서 먹으면 된다.

  이렇게 하고서 먹는다면 롯데리아 햄버거도, 구은 세겹살도, 값싼 맥주도 꿀밥으로 바뀐다. 다만 ‘많이’먹으면 도루묵이니, 잘 생각해. ‘많이’는 먹지 마. 그런데 이때에도 같아. 너희가 처음부터 끝까지 넋을 지킬 줄 아는 마음이라면, ‘좋고 나쁘고 적고 많고’를 모두 뛰어넘을 수 있어.

  네 입으로 말을 해. 네 꿈을 네 입으로 말을 해. 네가 가려는 길을 네 입으로 노래해. 꿈을 사랑스레 말하는 사람은 ‘안’먹거나 ‘적게’먹어도 ‘안’배고파. 살도 ‘안’빠져. 꿈을 기쁘게 노래하는 사람은 ‘많이’먹거나 ‘나쁘다는 것’을 먹어도 ‘안’아프고 ‘안’다치고 살이 찌지 않아. 너희 입이 맡은 몫을 읽어. 그리고 너희 입으로 말하고 노래해. 네 꿈하고 사랑을 기쁘게.

+ + +

‘아·람’이 들려준 이야기를 한창 받아적는데 시외버스가 순천에 닿으려 한다. 마음소리한테 “어이, 이제 버스에서 내려야 해. 그만 말해.” “걱정하지 마. 그냥 받아적어.” “내려야 한다니까? 여기서 받아적다가 못 내리면 여수까지 간다고.” “아, 거참, 성가신 녀석이군.” 서둘러 짐을 꾸리고 챙겨서 버스에서 내린다.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가 바로 있다. 마음소리가 닦달한다. “아직 멀었어?” “…….” “아직이야?” “…….” 마음소리한테 대꾸를 안 하면서 뒷간에 다녀오고, 끌짐은 버스 짐칸에 싣는다. 등짐을 메고서 고흥 가는 시외버스에 올라탄다. “이제 마저 말해도 돼?” “그래. 그런데 너는 몸이 없이 넋으로 돌아다닌다면서, 또 너한테는 가없는 틈이 있다면서, 고작 몇 분을 못 기다리고서 이렇게 닦달을 해야겠니?” “내가 닦달을 안 하면 네가 내 말을 잊어버릴까 봐 그랬지.” “내가 잊어버리면 새로 말해 줘도 되잖아?” “이 얘기는 여기에서 끝내고 앞으로 새로 들려줄 얘기가 잔뜩 있어. 난 이제 새로운 얘기를 들려주고 싶거든.” “그래. 알았어. 그런데 있잖아, 네가 들려준 이 얘기, ‘입’ 얘기 말이야.” “응? 왜?” “나도 다 아는 얘기인걸?” “뭐, 네가 그동안 배움길이란 삶을 걸어왔으니 그동안 배워서, 이제는 ‘다 안다’고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누가 너한테 ‘입’이 무엇인가 하고 물으면 이렇게 따박따박 갈무리해서 언제라도 다시 들려줄 수 있니?” “어, 그게…….” “네가 ‘다 안다’고 생각하는 까닭은, 그동안 네가 ‘입’이 무엇인가를 배웠기 때문이 아니라, 이제 그 ‘입’에 얽힌 이야기를 글이나 말 같은 지식·정보로가 아닌, 네 온몸으로 살아내면서 바꾸려 하기 때문이야. 네가 스스로 몸에다가 이 이야기를 풀어내어 몸을 다스리지 않는다면, 너는 ‘아는 넋’이 아닌 ‘아는 척하는, 아직 하나도 모르는 넋’이야.” “…….” “너는 내가 잔소리를 했다고 여길는지 모르는데, 이 잔소리를 사랑소리로 받아들여서, 너희 아이들한테부터 이 ‘입’ 이야기를 날마다 꾸준히 부드러우면서 따뜻하게 들려주면서, 너희 아이들이 지식이 아닌 삶으로 누리도록 한다면, 그때에 비로소 네가 참답게 ‘입을 안다’고 말할 수 있겠지.” “…….” “‘들어서 아는’ 것이랑, ‘배워서 아는’ 것은 달라. 그런데 ‘배워서 아는’ 것이 되었어도, 네가 이를 네 삶으로 ‘익혀내어 알아’야 하고, 익혀내어 안 뒤에는 ‘사랑으로 살아내며 알아’야 할 뿐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내어 안 이것을 ‘슬기로운 숲’이 되도록 펼쳐야지. 네가 스스로 숲이 되어 펼친다면, 그때에는 내 소리가 없이도 네가 스스로 소리를 길어올릴 테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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