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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을 마시는 길 (2019.6.7.)

― 서울 내방역 〈메종 인디아〉

02.6257.1045

서울 서초구 방배로23길 31-43 메종인디아

http://www.maisonindia.co.kr/



  인천 배다리에서 ‘배다리 책피움 한마당’이란 이름으로 책잔치를 벌입니다. 이 책잔치 한켠에서 ‘배다리 책방골목 스무 해’를 사진으로 돌아보는 자리를 꾸미기로 했습니다. 하루 먼저 찾아가서 사진을 놓아야 합니다. 고흥서 인천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있으나 많이 돌아가기에 서울을 거쳐서 전철로 갈 생각입니다. 서울에서 내린 김에 고속버스나루에서 내방역으로 전철을 타고 가서 〈메종 인디아〉에 들릅니다. 전철길에 읽을 책을 한 자락 장만할 생각입니다.


  움직이는 길목에 책집이 있으면 다리쉼도 되고, 마음쉼도 됩니다. 인천으로 가는 전철을 바로 타도 나쁘지 않지만, 네 시간 남짓 버스에서 보낸 몸을 햇빛을 누리면서 책집에 앉아서 숨을 돌리면 한결 홀가분해요. 해를 머금고 바람을 받아들이면서 기운을 차린다고 할까요.


  시골에서 살기에 더 느긋하게 움직이자고 생각합니다. 시골에서 사니 어디를 가도 먼길이 됩니다만, 찻틈을 맞추기란 빡빡하지만, 싸게싸게 가기보다는 싸목싸목 가자는 생각입니다. 하루를 쪼개어 책을 읽듯이, 하루를 나누어 마실을 하고, 하루를 갈라서 이야기를 지필 길을 생각합니다.


  《희망의 발견, 시베리아의 숲에서》(실뱅 테송/임호경 옮김, 까치, 2012)를 고릅니다. 시베리아라는 숲에서 겨울나기를 하는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런 겨울숲살림을 누리는 동안 ‘술에 기대는 하루’ 이야기가 좀 지나치다 싶도록 많습니다. 말동무할 사람이 없어 술을 동무로 삼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하려고 시베리아숲에 깃들었겠지요? 일부러 더 말을 않고서 마음을 바라본다면, 굳이 더 글을 쓰지 않고서 눈빛을 하늘빛을 물빛을 숲빛을 바라본다면, 이때에 이 책은 확 달라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드리 햅번이 하는 말》(김재용, 스토리닷, 2019)을 챙깁니다. 인천에서 만날 이웃님한테 드릴 생각입니다.


.. 그 후 8년 동안 영화에 출연하지 않고 오롯이 두 아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녀는 “인생을 돌이켜볼 때 출연했던 영화는 생각이 나지만 정작 나의 아이들에 관한 기억이 없다면 얼마나 끔찍할까?”라면서 이 결정을 단 1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  (22∼23쪽)


  어버이라면 아이하고 지내는 나날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를 알 테지요. 거꾸로 아이로서도 어버이하고 보내는 나날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알리라 느껴요. 다시 말하자면, 어버이라면 바깥일을 줄이고 아이하고 어울릴 노릇이요, 아이라면 학교도 학원도 아닌 집에서 어버이랑 놀고 어울리고 말을 섞으면서 사랑을 물려받을 노릇이지 싶어요.


  우리는 아이들을 학교하고 학원에 너무 오래 보내니까, 아이들이 어버이하고 할 말이 저절로 사라지지 않을까요? 아이들을 너무 일찍부터 학교에 넣으니까, 아이들은 집이나 마을이나 숲이라는 터를 쉬 잊거나 놓치는 길을 가지 않을까요? 숲을 잊은 마음으로는 숲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보금자리를 숲으로 가꾸는 마음하고 멀어진다면, 짙푸른 사랑을 스스로 짓는 길하고도 등돌리지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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