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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의 혁명

[도서] 발밑의 혁명

데이비드 몽고메리 저/이수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숲노래 숲책

숲책 읽기 166 흙을 가꾸는 이웃님하고

 

《발밑의 혁명》

 데이비드 몽고메리

 이수영 옮김

 삼천리

 2018.7.13.

 

 

  《발밑의 혁명》(데이비드 몽고메리/이수영 옮김, 삼천리, 2018)은 앞서 나온 《흙》이라는 책하고 짝꿍입니다. 앞서 선보인 《흙》은 여러모로 살핀 ‘흙’을 다루었다면, 《발밑의 혁명》은 이 흙을 어떻게 ‘돌보며 사랑할’ 적에 우리 삶이 새롭게 피어나는가를 들려준다고 할 만합니다.

 

  모두 375쪽에 이르는 도톰한 책인데, 한 줄로 갈무리한다면 ‘흙을 갉지 말고 쓰다듬으면 즐겁다’라고 할 만합니다. 씨앗이 깃들어 무럭무럭 자라날 만한 흙은 쟁기로도 어떤 쇠삽날(트랙터)로도 ‘갉’지 말라지요. ‘흙을 갉으’면 그야말로 흙이 아파하면서 고름이 맺혀 딱딱하게 바뀐다지요.

 

  오늘날 우리는 땅갈이를 합니다. ‘갈다’라고 하지요. 그렇지만 숱한 쟁기질은 ‘갈이’라기보다 ‘갉기’이기 일쑤입니다. ‘갈다·갉다’가 어떻게 비슷하면서 다른가를 읽어야 해요. ‘흙결을 바꾸려고 갈아엎는다’면 무엇이 바뀔까요? 여태 지렁이랑 풀벌레랑 잎벌레랑 벌나비랑 새가 어우러지던 흙이 오직 사람 손길을 타는 쪽으로 바뀝니다. 집이며 터전을 빼앗긴 지렁이하고 풀벌레하고 잎벌레는 이 땅을 어떻게 바라보면서 달려들까요?

 

  풀죽임물을 뿌리고 비닐을 덮어버리는 땅이 되면, 이리하여 ‘갉는’ 몸짓을 되풀이하면 이 흙에서 살아가던 뭇숨결은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면서 달려들까요?

 

  이 별을 푸르게 돌보며 감싸는 숲은 사람 손길이 안 닿기 마련입니다. 사람 손길이 안 닿은 숲에 있는 흙은 까무잡잡합니다. 이러면서 고소하고 달근한 냄새가 퍼져요. 이와 달리 쇠삽날이 끝없이 지나가고 풀죽임물을 듬뿍 치는 땅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날 뿐 아니라 풀 한 포기조차 날 틈이 없고, 가랑비에도 흙이 쓸립니다. 가벼운 바람에도 흙먼지가 날리고요.

 

  일본 한자말로 ‘무경운’이나 ‘자연농’이라 합니다만, 흙한테서 얻으니 흙을 고이 쓰다듬고 사랑하면서 흙한테 고스란히 돌려주면 흙은 언제나 향긋하면서 싱그럽기 마련입니다. 해바람비를 머금은 흙은 늘 튼튼하면서 보송보송합니다.

 

  자꾸자꾸 생각하고 헤아릴 노릇인데, 모든 나라 어느 곳에서도 이어오는 옛이야기 가운데 하나인 “콩 석 알”을 되새기고 아이들한테 들려주며 어른 스스로도 곱씹어야지 싶어요. 콩 석 알을 심을 적에 사람이 석 알을 다 차지하지 않습니다. 사람 한 알, 벌레 한 알, 새 한 알입니다. 석 알 가운데 한 알만 사람 몫으로 삼으라 했어요. 벌레랑 새하고 똑같이 나누라 했습니다. 왜냐하면, 벌레하고 새가 이 흙을 언제나 살뜰하고 찰지게 가꾸는 빛손이거든요.

 

  무당벌레가 날지 않고, 딱정벌레가 사랑을 속삭이지 않고, 벌나비가 찾아들지 않고, 새가 내려앉지 않고, 지렁이가 춤추지 않고, 잎벌레가 갉작거리지 않고, 사슴벌레가 문득 고개를 내밀지 않고, 사마귀가 알을 낳지 않고, 개미가 돌아다니지 않고, 개구리가 노래하지 않는 곳이라면, 사람도 숨쉬며 살아가기 어려운 땅뙈기라는 뜻인 줄 모든 배움터에서 가르치고 모든 어버이가 마음으로 새길 적에 온누리가 아름답고 즐거이 거듭나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건강한 흙은 건물 구조를 떠받치지 못한다. 땅이 단단하게 안정되어야 그 위에 건물을 올릴 수 있다 … 자연은 수백 년이 걸려야 기름진 겉흙 2.5센티미터를 만들어 내는데,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몇 세대 안에 겉흙을 모두 파괴하는 길을 밟아 온 것이다. (26쪽)

 

농약을 어마어마하게 쓰는데도 모든 작물의 30∼40퍼센트는 해충과 질병 탓에 수확 전에 사라진다. 전 세계에서 생산된 모든 식품 가운데 4분의 1정도는 수확 후에 못쓰게 되거나 생산 단계와 소비 단계 사이에서 폐기된다. (42쪽)

 

오랜 기간 땅을 갈지 않은 그곳의 흙은 거무스름한 빛깔에 고슬고슬하고 지면 바로 밑은 촉촉하가. 우리가 기억하는 한 가장 건조한 해였는데도, 그가 처음 일구었던 칙칙하고 누런빛이 도는 흙을 떠올려 보면 뽐낼 만한 발전이다. (131쪽)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이들은 농부의 돈을 원합니다. 피복작물로 잡초를 관리한다는 건 농부가 화학제품을 그렇게 많이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농부에게 돈이 더 남겠죠.” (162쪽)

 

사람들이 흙의 상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다. 니컬스는 “오늘날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는 삽입니다. 흙을 파서 흙을 들여다봐야죠.” (209쪽)

 

10년 전에 그는 흙 속에 가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적절한 양분을 공급하면 수확량이 늘어난다고만 배웠다. “지렁이가 잡초 씨앗을 먹고 겨울 동안 소화시켜서 우리 대신 잡초를 관리한다는 걸 몰랐습니다.” (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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