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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506

 

《홀로 있는 時間을 위하여》

 김형석 글

 삼중당

 1975.3.20.

 

 

  1988년에 드디어 푸른배움터를 가면서 ‘국민교육헌장 외우기’를 더는 안 시키겠거니 여기며 숨을 돌렸습니다. 날마다 아침이면 번호를 부르거나 몇째 책상에 앉은 아이를 일으켜 외우도록 시키고, 우물쭈물하거나 한 마디라도 틀리면 몽둥이가 춤추거나 따귀가 날아올 뿐 아니라, 골마루에 나가거나 배움칸 뒤쪽에서 한 시간씩 손을 들고 서야 했습니다. 때로는 애국가 몇 절을 외우라고 시키는데, 배움터라는 데가 왜 이리 아이를 못살게 구는지 알 턱이 없어요. 이름은 ‘배우는 터전(학교)’이지만, 속내는 ‘가두어 괴롭히는 곳(감옥)’ 같습니다. 배움터에서 〈도덕〉이나 〈철학〉이란 갈래를 배울 적마다 속으로 물었어요. “힘없는 아이를 날마다 때리고 윽박지르고 막말을 일삼으면서 어떻게 도덕이며 철학이란 말을 혀에 얹으며 가르친다고 할 수 있나요?” 《홀로 있는 時間을 위하여》는 제가 태어난 해에 나온 손바닥책이요, ‘젊은이 가운데 대학생’한테 눈높이를 맞춘 ‘생활 철학 강좌 수필’입니다. 온해(100살)를 살아낸 그분이 군사독재로 서슬퍼렇던 무렵에 쓴 글은 수수한 사람들 살갗으로 안 와닿는 구름 너머 수다였지 싶습니다. 살아남자면 달콤발림을 해야 했을는지 모르나, 그무렵 아이들은 맞으면서 살아남았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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