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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조금 바꿉니다

[도서] 오늘을 조금 바꿉니다

정다운,송경호 등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숲노래 숲책 2021.3.24.

숲책 읽기 168

 

《오늘을 조금 바꿉니다》

 정다운과 다섯 사람

 자그마치북스

 2020.8.18.

 

 

  《오늘을 조금 바꿉니다》(정다운과 다섯 사람, 자그마치북스, 2020)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요새는 이렇게 살림길을 책으로 여미는군요. 지난날에는 참으로 누구나 이 책에 나온 살림길보다 훨씬 수수하면서 넉넉하고 푸르게 지냈습니다. 수수살림이며 넉넉살림이며 푸른살림을 따로 누가 가르치지 않더라도 어느 집이나 마을이든 그야말로 수수하고 넉넉하게 푸렀어요.

 

  종이 한 자락을 허투루 쓰지 않았어요. 아무리 비닐자루라 해도 알뜰히 다루었어요. 새끼줄이든 비닐끈이든 요모조모 돌보면서 제대로 살렸고, 누구라 할 것 없이 “쓰레기 없는 살림”이었습니다. 아니, “쓰레기라 할 것이 나올 수 없던 삶”이라 해야 걸맞을 테지요.

 

  2021년으로 접어들어 열네 살에 이른 큰아이는 ‘푸름이 달꽃천(청소년 생리대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따로 안 받으며 지냅니다. 나라에서는 한벌살림(일회용품) 달꽃천만 주거든요. 우리 집에서는 소창을 잘라서 씁니다. 두 아이들 똥오줌기저귀도 곁님하고 큰아이 달꽃천도 모두 아버지인 제가 삶고 헹구고 햇볕에 널어서 건사해요. 그러나 지난날에는 누구나 소창으로 기저귀를 썼어요. 쓰레기가 나올 일이 없습니다. 오래 써서 닳은 소창은 방바닥을 훔치는 걸레도 되고, 뭘 묶거나 동이는 끈으로 삼습니다. 수세미 열매로도 수세미를 삼지만, 소창을 알맞게 끊어서 수세미로 삼을 만하고, 행주도 소창으로 쓰면 돼요. 손닦개(수건)을 열 몇 해쯤 쓰면 낡고 닳는데, 이때에 발닦개나 걸레로도 삼고, 수세미나 깔개나 받침으로도 삼습니다. 이렇게 열 몇 해를 더 쓴 다음에는 땅한테 돌려줘요. 땅에서 태어난 풀줄기나 솜꽃한테서 얻은 숨결은 다시 땅으로 돌아가면서 포근히 잠듭니다.

 

  두 아이를 낳아 돌보는 길에 온통 천이랑 유리병이랑 스텐그릇을 바리바리 짊어지고서 다녔어요. 둘레에서는 “어디 여행 가셔요?”나 “산에라도 다녀오나요?” 하고 묻는데 “다 아이들 돌보는 살림입니다. 기저귀에 저고리에 포대기에 물병에 도시락에 ……” 하고 대꾸했어요. 가시어머니는 저를 보며 “예전엔 다 그렇게 살았지만 요새 누가 그렇게 사나? 그렇게 무겁게 짊어지고 다니면 안쓰럽지. 자동차라도 몰면 좋을 텐데.” 하시고, “자동차를 몰며 살려면 이렇게 안 살지요. 무엇보다 아이들은 천기저귀를, 어버이 손길을, 유리물병을, 나무토막을 좋아하는걸요.” 하고 여쭈었어요.

 

  이 책 《오늘을 조금 바꿉니다》에도 나옵니다만, 많이 바꾸거나 확 갈아치울 까닭은 없어요. 즐겁게(분방) 가면 됩니다. 즐겁게 하나씩 새로 익혀서 천천히 나아가면 돼요. 다만 ‘제로웨이스트’라든지 ‘테이크아웃’이라 하기보다는, 아이하고 나눌 살림을 헤아리면서 말씨도 가다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푸른살림으로 가려는 마음이란, 푸른말을 쓰고 푸른책을 읽고 푸른동무가 되고 푸른집으로 가꾸고 푸른별을 사랑하려는 길일 테니까요.

 

ㅅㄴㄹ

 

테이크아웃 컵의 버려진 이후를 따라가 본 ‘쓰레기 여행’을 하며 알게 된 건, 테이크아웃 컵과는 비교가 안 되는 많은 양의 페트병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얼마나 더 많은지 물었을 때 들은 대답은 ‘비교 불가’였다. (15쪽)

 

‘저에겐 이 스티로폼 크기에 딱 맞고 훨씬 예쁜 법랑 통이 있다고요!’ 집에 와 그대로 놓고 먹어도 예쁘고, 다 먹은 후 옮길 필요 없이 보관하면 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23쪽)

 

이 작은 물건과의 교감이 어느새 설거지를 즐겁게 바꿔 놓았다. 설거지 수세미 하나 바꾸는 일이 자연을 구하는 일이 될 수 있다. (41쪽)

 

쓰레기 없는 부엌 그리고 삶을 위해 필요한 법을 주르륵 나열해 보았지만 하나만 꼽아 보라고 한다면, 그건 ‘분방한 마음’이다. (71쪽)

 

육아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소한 첫걸음이 이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삶의 패턴이 돼 버린 것 같다. (119쪽)

 

우리나라는 분리수거를 정말 열심히 하는 나라 중 하나다. 그런데 분리배출이 쉽도록 포장이 된 제품은 참 드문 것 같다. 잘 안 떨어지고 잘 분해 안 되는 것을 귀찮음을 무릅쓰고 해내야 하는 것은 온전히 소비자의 몫. (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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