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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1.10.13. 풀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해마다 봄가을이면 시골 길섶에 풀뱀이 치여죽은 모습을 으레 봅니다. 풀뱀뿐일까요. 나비에 사마귀에 개구리에 제비에 마을고양이에 잠자리에, 숱한 숨붙이가 치여죽습니다. 덩치가 큰 멧짐승이 치여죽으면 고기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이내 주워갑니다. 아무리 작은 숨붙이가 밟히더라도 부릉이를 모는 이는 ‘덜컹’ 하고 바퀴가 움직이는 결을 느낄 텐데, 밟힌 주검을 풀밭으로 옮기려고 멈추는 이를 본 일은 아예 없다시피 합니다. 이미 바쁘게 빨리 내달리는 부릉이라 확확 짓밟고 지나가서 죽이니, 죽은 숨붙이를 건사할 마음은 아예 없다고 느낍니다.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갈 적만 해도 못 본 풀뱀 주검인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봅니다. “아, 안쓰럽구나.” 생각하며 옆으로 비껴 달리다가 세웁니다. 오던 길을 거슬러 풀뱀 주검한테 돌아갑니다. 들풀 두 줄기를 꺾어서 길바닥에 납작하게 들러붙은 주검을 떼어내어 풀밭으로 옮깁니다.

 

  뱀도 다람쥐도 오소리도 족제비도 너구리도 토끼도 고라니도 멧돼지도 똑같이 안쓰러운 목숨입니다. 시골길에서 무시무시하게 내달리는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하나도 안 궁금합니다만, 스스로 빨리 가고 빨리 죽으려는 생각이기에 둘레 목숨을 하찮게 여길 테지요. 이 푸른별에 사람만 살지 않는 줄 안다면 섣불리 찻길을 안 늘릴 테고, 잿빛집을 함부로 안 올릴 테고, 비닐이며 풀죽임물을 마구 써대지 않겠지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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