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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배움꽃/아버지 육아일기 2022.4.22.

숲집놀이터 267. 나잇값

 

 

모든 싸움(전쟁)이 사라지기를 바라면, 사내로서는 싸움터(군대)에 안 갈 노릇이고, 가시내로서는 ‘싸움꾼(군인)이 되는 사내랑 안 만나거나 헤어지면’ 될 노릇이다. 어쩔 길이 없이 싸움터에 끌려가야 하는 ‘가난하고 힘없고 이름없는 조그마한 집안에서 나고자란 사내’라면 허수아비(육군 보병)가 아니라 ‘하사관’으로 가라고 얘기한다. 허수아비보다 이태쯤 더 싸움터에 얽매여야 하지만, ‘미친나라’에서는 허수아비(육군 보병) 목소리나 몸짓으로는 안 바뀐다. 적어도 하사관쯤으로 싸움터에 끌려가서 일삯(월급)부터 조금이나마 제대로 받으면서 ‘중간관리자·간부’로서 썩고 멍든 싸움터를 조금이나마 손질하거나 다독이거나 바로잡을 길을 열 수 있다. 이쯤 마음을 기울이고 애쓰는 사내라면 가시내도 조금은 쳐다보아 주어도 되리라. 열줄나이에는 속으로만 품어야 했고, 스무줄나이에 입밖으로 내놓던 생각을, 이제 쉰줄나이를 앞두고 온삶으로 펼치면서 하루하루 맞이한다. 나잇값이 무언지 모르겠다만, 나이를 앞세워 잘난 척하거나 우쭐거리는 바보짓은 나잇값이 아니라고 본다. 나이를 돌아보면서 누구나 슬기롭고 즐거우며 참하게 아름길을 어깨동무하도록 앞장설 줄 아는 몸짓이 나잇값이라고 생각한다. 입만 번지르르하고 몸으로는 안 한다면 늙은이일 뿐이다. 생각하고, 입으로 뱉고, 몸으로 부대끼면서, 이러한 삶을 아이들한테 부드럽고 상냥하면서 노래하듯 사랑으로 들려줄 적에 비로소 ‘나잇값을 하는 어른’이리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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