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사진책/숲노래 빛그림 2022.10.16.
사진책시렁 106
《CAMBODIA》
임종진
오마이북
2014.6.20.
우리나라에서 ‘다큐사진’을 하는 분들은 늘 두 가지 틀에 얽매입니다. 첫째 ‘가난해 보이도록 어두운 낯빛’을 굳이 찍으려 하고, 둘째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다고 하더라도 활짝 웃는 얼굴빛’을 애써 찍으려 하더군요. 영어 ‘다큐(다큐멘터리)’를 우리말로 옮기지 않는다면, 이런 틀박이 찰칵질은 안 끝나리라 느낍니다. 이른바 ‘다큐사진’이란 ‘삶을 담는 길’이다. ‘구경꾼으로 어쩌다가 찾아가서 들여다보는 모습’이 아닌 ‘서로 이웃이자 동무로 지내면서 마음으로 만나던 어느 날 문득 찰칵 담는 모습’으로 거듭날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CAMBODIA》를 여민 임종진 님이 선보이는 그림을 보면 으레 둘쨋길입니다. 왜 이렇게 아이들한테 웃음을 뽑아내야 하는지 아리송해요. 더구나 아이들이 ‘찍는 사람을 쳐다보며 웃도록’ 하니 외려 엉성합니다. ‘삶그림(다큐멘터리)’을 하고 싶다면 ‘찍히는 사람이 찍히는 줄 느끼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느긋이 천천히 문득 담기를 바랍니다. ‘더 있어 보이는’ 모습을 꾸미려고 힘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난하지만 웃는 얼굴’이 아닌 ‘캄보디아란 마을·숲·들빛’에 녹아들고서 찍기를 바라요.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