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읽기 2022.12.1.
읽었습니다 197
얇고 작게 다섯 자락으로 가른 《대한민국 잠입취재기》를 읽었습니다. 한 자락으로 묶어도 안 두툼할 만한 부피인데, 굳이 다섯으로 갈라서 장사를 하는구나 싶어요. 얇고 작은 책조차 빈자리가 넓고, 그나마 글이 깃든 쪽에 몇 줄 없습니다. 사광주 님이 ‘아줌마란 몸’을 바쳐서 애쓴 줄은 느끼지만, 책을 왜 이리 내야 했을까요? 곰곰이 보면 나라 곳곳이 무척 곪고 썩었습니다. 곪고 썩은 곳을 찾아내어 다스리거나 고쳐야 할 벼슬꾼도 나란히 곪고 썩었습니다. 고을지기(시장·군수)도 여느 벼슬꾼(공무원)도 ‘잠입취재’로 만나면 몽땅 쇠고랑을 찰 만한 나라입니다. 우두머리만 곪거나 썩은 탓일 수 없습니다. ‘착함·참됨·고움’ 세 마음결을 잊는 이들은 스스로 ‘삶·살림·사랑’을 잃습니다. 그런데 곪고 썩은 데만 들여다보고 말하면 이 굴레에 다같이 갇혀요. 이제는 숨은길(잠입취재)이 아닌 앞길에 고스란히 나서며 어질고 슬기로우며 밝은 이웃을 만나서 얘기할 때라고 느낍니다.
《대한민국 잠입취재기 5 인권침해·사이비종교》(사광주, 현자의숲, 201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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