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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 있는 집

 


  아이들이 마당에서 논다. 여름날 마당 한켠에 커다란 고무통을 놓고 물을 받아 놀도록 하다 보니, 이틀이나 사흘에 한 차례 물갈이를 하며 ‘헌 물’을 텃밭에 주거나 마당을 쓸 때에 좌악 뿌리곤 했는데, 이틀이나 사흘에 한 차례 마당을 물로 쓸어내니 아이들도 어른도 맨발로 다닐 만하게 된다고 느낀다. 큰아이는 마당을 물로 쓸고 고무통에 새 물을 받을 때에 여러모로 잘 도와준다.


  작은아이가 씩씩하게 서고, 제법 빨리 걸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제 차근차근 달리기를 익힐 무렵이 되니, 두 아이끼리 마당에서 잡기놀이를 하곤 한다. 숨기놀이도 하고, 여러모로 서로 오붓하게 놀 만하다.


  마당이 더 크다고 더 재미나게 논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마당이 작다고 덜 재미나게 논다고 느끼지 않는다. 마당이 있고, 풀숲이 있으며, 나무가 자랄 때에 비로소 마당이라고 느낀다. 한식구 살아가는 보금자리라 한다면 마땅히 마당이 있으면서 텃밭이 붙어야 하는구나 싶다.


  아이들은 숨을 쉬어야 한다. 어른들도 숨을 쉬어야 한다. 아이들이 먹을 푸른 잎사귀가 있어야 한다. 어른들이 뜯을 푸른 잎사귀가 있어야 한다. 도시에서 아파트를 짓는다 하더라도 마당 구실을 할 자리가 있어야 할 텐데. 마당과 함께 텃밭으로 삼을 자리가 있어야 할 텐데. 마당도 텃밭도 없는 아파트라 한다면, 이곳에서는 아이들이나 어른들 모두 살가이 숨을 쉬거나 노닐기 힘들 텐데. (4345.8.3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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