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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와 책읽기

 


  이제 전기가 없으면 글을 못 쓰고, 책을 엮지 못하며, 편지를 띄울 길 또한 없는 한국이 되었다. 그런데 이 전기를 중앙정부가 거머쥐고는 나누어 주지 않는다. 마을마다 조그맣게 전기를 일구어 쓰도록 돕거나 이끌지 않는다. 도시면 도시, 시골이면 시골, 저마다 쓰임새에 맞추어 햇살과 흙과 푸나무와 어깨동무할 좋은 전기를 빚어 쓰게끔 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이 나라 중앙정부는 전기를 비롯해, 사람들 먹을거리도 마을마다 스스로 일구어 먹도록 돕거나 이끌지 않는다. 나라밖에서 값싸게 사다 먹도록 할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서로 값다툼을 하도록 내몬다. 도시면 도시, 시골이면 시골, 스스로 먹을거리를 일구어 먹는 틀거리를 마련할 생각이 조금도 안 보인다.


  전기는 돈으로 만든다. 전기를 돈으로 만든 다음 돈벌이로 삼는다. 사람들 누구나 전기 씀씀이에서 헤어나지 못할 얼거리로 짠 뒤, 중앙정부가 시키는 대로 살아가도록 내몬다. 가만히 보면, 학교에 들어가고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를 다니는 얼거리도 중앙정부 틀거리인 셈이다. 사람들은 학교를 다니며 배우는 틀에서 홀가분하지 않다. 학교를 안 다니면 안 되는 듯 여기고 만다.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가를 생각하지 못하면서, 학교 졸업장이 없으면 일자리를 못 얻는다고 여기기까지 한다.


  사람들은 스스로 집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스스로 밥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스스로 글을 쓰고 책을 엮어 이야기를 빚을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스스로 마을학교를 열 수 있어야 하고, 마을학교에 앞서 집학교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 마을마다 스스로 배움터를 일구고, 집집마다 스스로 배움마당을 마련할 때에 가장 아름다우리라 느낀다.


  마을에서는 마을전기를 쓰고 마을살림을 꾸리며 마을배움터를 누릴 때에 참으로 사랑스럽겠지. 고속도로나 고속철도나 공항에 기대는 삶이란 얼마나 쓸쓸할까. 교통수단 아닌 삶을 찾아야지 싶다. 기계문명 아닌 마음을 살려야지 싶다. (4345.8.2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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