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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드 빨래

 


  낫으로 풀을 베다가 왼손 가운데손가락을 벤 뒤로 손빨래를 하기 몹시 버겁다. 설거지조차 하기 버겁다. 그러나 밴드를 넓직하게 붙인 다음 설거지를 하고 손빨래를 한다. 옷가지나 기저귀나 이불을 빨래기계에 넣어 빨래한다 하더라도 날마다 행주랑 걸레를 숱하게 빨아야 한다. 작은아이가 바지에 오줌을 눌 때에 바지랑 걸레를 그때그때 손빨래 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들기까지 왼손 가운데손가락 길쭉하게 벤 자리에 밴드를 붙이고 산다. 빨래를 크게 한 차례 하고는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며 아이들 씻기고서 밴드를 간다. 하루에 너덧 차례 밴드를 갈아 붙인다. 생채기 자리는 밴드를 안 붙이고 바람을 쐬어야 한결 잘 아문다. 생채기 자리는 가만히 둘 때에 훨씬 잘 아문다. 그런데, 집안이나 집밖에서 몸을 움직여 일하는 사람은 생채기 자리에 바람이 들도록 하기 힘들다. 아이들 건사하며 밥을 차리고 옷을 입히는 어버이는 생채기 자리를 쉬도록 하지 못한다. 흙을 만지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으레 손가락 한두 마디에 밴드를 붙이고, 도마질을 하며 밥을 끓이는 어버이 또한 손가락에 밴드를 붙이며 하루를 보낸다. (4345.9.2.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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