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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젓가락소나무 책읽기

 


  전북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사람들이 나무젓가락처럼 박아 놓은 소나무를 본다. 숲에도 기차역에도 도시 한켠에도, 소나무를 갖다 심는 사람들은 ‘나무심기’ 아닌 ‘나무젓가락 박기’를 한다. 소나무 아래쪽 가지를 모조리 잘라 없앤 다음 맨 위에만 조금 남긴 나무젓가락이 되게 한다.


  소나무는 이렇게 나뭇가지 몽땅 잘리고 솔잎 몇 남지 않아도 살 수 있을까. 아니, 이렇게 나뭇가지와 솔잎을 몽땅 잘라 없애야 소나무는 이리 비틀고 저리 뒤틀며 악착같이 살아남으려고 용을 쓸까. 사람들이 소나무한테 하는 짓이 무엇인지, 사람들은 스스로 깨닫거나 느낄까. 돈과 겉멋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소나무한테 이런 몹쓸 짓을 한다고만 느끼지 않는다. 여느 사람들조차 이런 소나무가 멋스럽거나 ‘비싸다’고 생각하니, 이런 짓이 끊이지 않는다. 더구나, 나무는 언제나 스스로 씨앗을 맺어 스스로 새끼나무를 퍼뜨리는데, 사람들이 애써 억지로 심어서 기르고 돌봐야(관리) 한다고 잘못 생각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스스로 엉터리라서 엉터리짓을 할밖에 없을까. 오늘날 사람들은 스스로 슬기로운 길하고 동떨어지기에 슬기롭게 살아가며 사랑하는 꿈은 헤아리지 않을까. 도시를 만들며 숲을 밀어 없애는 도시사람 마음이기에, 이 마음에 따라 나무를 나무로 여기지 않고 나무젓가락으로 삼는 노릇일까. (4345.9.1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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