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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똥벌레 책읽기

 


  두 아이를 이끌고 저녁마실 나온다. 작은아이는 내 오른손을 잡고, 큰아이는 내 왼손을 잡는다. 마을회관 옆에 서며 달을 올려다본다. 구름이 가득 낀 밤하늘은 달빛을 새롭게 감싼다. 아주 천천히 흐르는 구름은 달빛이 마을마다 예쁘장하게 흩뿌리도록 돕는다. 달을 한참 올려다보고 나서 걷는다. 문득 큰아이가 “저기!” 하고 외친다. 뭐가 있기에 그런가 하고 바라보니 불빛이 조그맣게 반짝인다. 그래, 개똥벌레, 반딧불이로구나. 어쩜, 여기에 개똥벌레가 있구나. 불빛 없는 시골길을 걷는 동안 개똥벌레를 여럿 만난다. 논 옆으로 도랑이 흐르고, 도랑에는 다슬기가 사는가 보다. 개똥벌레한테는 먹이가 있고, 올해부터 마을마다 농약을 아예 안 쓰거나 되도록 적게 쓰기로 한댔으니, 이처럼 저녁에 반짝반짝 빛나는 날갯짓을 볼 수 있구나. 풀벌레 노랫소리 감도는 고즈넉한 마을 곳곳에 개똥벌레가 춤을 춘다. 내 머리 위로, 아이들 머리 위로, 개똥벌레가 부웅 소리를 내며 날아간다. (4345.9.26.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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