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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1654) 미국적 1 : 미국적 신조

 

삐라의 내용을 들으면 미국적 신조는 결국 ‘미국인’에게만 적용됨을 알 수 있다
《이임하-적을 삐라로 묻어라》(철수와영희,2012) 421쪽

 

  “삐라의 내용(內容)을 들으면”은 어딘가 어설픕니다. 삐라는 종이쪽이기에 삐라한테서 이야기를 ‘들을’ 수 없거든요. “삐라를 보면”이나 “삐라를 들여다보면”처럼 손질해야 알맞습니다. ‘줄거리’를 뜻하는 한자말 ‘내용’을 살리고 싶으면 “삐라에 담긴 줄거리를 읽으면”이나 “삐라에 담긴 줄거리를 살피면”으로 손질할 수 있어요.


  ‘신조(信條)’는 ‘믿음’이나 ‘다짐’이나 ‘생각’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결국(結局)’은 글흐름을 살펴 ‘곧’이나 ‘그러니까’나 ‘바로’나 ‘그예’나 ‘한낱’으로 다듬고, “미국인(-人)에게만 적용(適用)됨을”은 “미국사람에게만 어울리는 말인 줄”이나 “미국사람한테만 하는 말인 줄”이나 “미국사람만 살필 뿐인 줄”이나 “미국사람만 생각할 뿐인 줄”로 다듬습니다.

 

 미국적 신조는
→ 미국이 밝히는 다짐은
→ 미국을 이루는 생각은
→ 미국이 내세우는 믿음은
 …

 

  “한국적 사고방식”이라든지 “미국적 사고방식”처럼 말하는 사람이 차츰 늡니다. 이렇게 말할 만하기에 이렇게 말한달 수 있지만, 스스로 생각을 기울이지 못하기에 “한국 넋”이나 “미국사람 생각”과 같이 말하지 못하는구나 싶습니다. “미국적 가치”라기보다는 “미국다운 값어치”요 “미국에서 손꼽는 값어치”라고 느껴요. 한국말은 ‘-다운’이나 ‘- 같은’입니다. 한국사람은 뜻과 느낌을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예전 한겨레도 ‘-的’이라는 한자를 쓴 일이 있다고 밝히기도 한다지만, ‘-的’이라는 한자는 한문을 쓰던 옛사람 가운데 아주 드물게 썼을 뿐입니다. 중국사람이 한문을 쓰니 중국사람과 생각을 주고받으려고 이런 한자 저런 한자를 썼을 뿐이에요. 한국에서 한국사람끼리 생각을 주고받는 자리에서는 이런 한자도 저런 한자도 안 썼어요.


  한자를 써 버릇하는 이들이 ‘雜草’라는 한자말을 지어서 씁니다. 한자와 동떨어진 사람들, 이른바 여느 사람들은 ‘풀’이라는 한국말을 보드랍게 씁니다. 사람들은 그저 “풀을 뽑는다”고 했지 “雜草 除去”라 말하지 않았어요. 먹는 풀이 아닌 못 먹는 풀을 뽑을 때에는 따로 “김매기”라 했고, 시골에 따라 “지심매기”라고도 해요. 그러니까, 한국말은 ‘김’이요 한자말이자 중국말이나 일본말은 ‘雜草’입니다.


  한국사람은 한국사람답게 말합니다. 미국사람은 미국사람다이 생각합니다. 스스로 말을 빚고, 스스로 생각을 가다듬습니다. 알맞게 빛낼 넋을 돌아봅니다. 한국사람 스스로 한국말을 슬기롭게 쓰려고 마음을 기울이지 않으면, 자꾸자꾸 ‘-的’ 말투에 길들면서 얽매입니다. 스스로 새말을 못 빚고 스스로 새삶을 못 일구면, 앞으로는 온갖 곳에 ‘-的’이 들러붙으면서 그예 떨어뜨리기 몹시 힘들리라 느낍니다. (4345.10.24.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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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라를 보면 미국이 밝히는 이야기는 그저 ‘미국사람’만 헤아릴 뿐인 줄 알 수 있다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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