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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와 ‘마음’
[말사랑·글꽃·삶빛 33] 삶과 넋과 말에 쏟는 사랑

 


  마음을 기울입니다. 마음을 씁니다. 마음을 바칩니다. 마음을 쏟습니다. 마음을 들입니다. 마음을 보내고, 마음을 움직이며, 마음을 살찌웁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마음을 갈고닦으며, 마음을 북돋아요.


  마음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집니다. ‘마음 움직임’을 스스로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말이 바뀝니다. 나는 한국사람이기에 한국말로 내 마음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을 떠올리고 저런 말을 그립니다. 나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이웃이나 동무는 내 말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 저런 글을 영어나 중국말이나 일본말로 옮긴다 한다면, 어떻게 나타내야 할까 궁금합니다. 어떤 이는 ‘마인드’라는 영어를 써야 당신 뜻을 제대로 가리킨다 싶어 여느 한국말로는 나타내지 않는다는데, “마음을 기울이다”를 비롯해 “마음을 북돋우다” 같은 온갖 말마디를 영어로 옮기자면 어떻게 될까요. 지난날 지식인은 ‘마음’이라는 한국말보다 ‘정신(精神)’이라는 한자말을 즐겨썼는데, 숱한 ‘마음말’을 한자말로 옮겨적을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생각하다·살피다·살펴보다·가누다·헤아리다·어림하다·따지다·돌아보다·되돌아보다·뒤돌아보다’ 같은 한국말은 어떠한 한자말이나 영어로도 나타낼 수 없습니다. 거꾸로 다른 한자말이나 영어 또한 한국말로는 가리킬 수 없어요. 얼추 비슷하게 들어맞는다 싶은 말로 옮겨적을 뿐입니다.


  연예인 조혜련 님이 쓴 《조혜련의 미래일기》(위즈덤하우스,2009)라는 책을 읽다가 36∼37쪽에서 “이제부터라도 자신을 위해서 마인드를 바꿔 보자.”와 같은 글월이랑 “이제는 ‘척’이 ‘진정한 마음’으로 바뀌어 가는 단계가 되었다.”와 같은 글월을 봅니다. 조혜련 님은 ‘마인드(mind)’라는 영어로 당신 생각을 나타냈다가 ‘마음’이라는 한국말로 당신 생각을 다시 나타냅니다. 두 낱말을 쓴 자리는 다르지만, 두 낱말은 같은 이야기를 나타냅니다. 조혜련 님은 ‘같은 마음’으로 두 낱말을 써요.


  스스로 삶을 어떻게 일구려 애쓰는가에 따라 넋을 어떻게 북돋우는가 하는 매무새가 달라집니다. 삶을 일구고 넋을 북돋우는 매무새에 따라 말을 살찌우는 몸가짐이 달라집니다.


  마음은 ‘마음결’이 되고 ‘마음씨’가 됩니다. ‘마음무늬’가 되고 ‘마음밭’이 됩니다. ‘참마음’이 되고 ‘큰마음’이 되며 ‘첫마음’이 돼요. 마음자리를 살핍니다. 마음닦기를 생각합니다. 마음보기를 떠올립니다. 마음사랑을 하면서 마음길을 걷습니다. 마음날개를 펼치면 어떤 꿈으로 이어질까요. 마음다리를 놓아 서로 만날 수 있고, 마음집을 지어 가슴을 활짝 열 수 있어요. 하늘마음이나 바다마음이 될 수 있습니다. 멧마음이나 들마음이 될 수 있어요. 새마음이나 풀마음이나 꽃마음이 되어도 즐거워요.


  스스로 사랑을 쏟기에 여러 가지 마음말을 빚습니다. 스스로 사랑을 바치기에 이런 말 저런 글 하나둘 빛내요.


  고운마음·착한마음·맑은마음은 어떤 빛깔이 될까 헤아려 봅니다. 기쁜마음·너른마음·깊은마음은 어떤 무늬가 될까 어림해 봅니다. 마음에 씨앗 하나 두며 마음씨앗이 됩니다. 마음이 소담스레 무르익어 마음열매가 됩니다. 마음이 푸르디푸르게 빛날 적에 마음잎이 자라고 마음싹이 돋겠지요. 마음이 꽃과 같아 꽃마음이라 하고, 마음이 활짝 피어나 마음꽃이라 합니다. 마음이 씩씩하게 샘솟거나 터져오를 적에는 마음샘이 솟거나 마음줄기가 오른다고 할 수 있어요. 마음이 튼튼히 뿌리내릴 때에는 마음뿌리를 다스리고, 마음이 넓게 그늘을 드리우며 더위를 식힌다면 마음가지를 거느리겠지요.


  내 마음은 어디쯤 있을까요. 내 마음은 어디에 둘 때에 어여쁠까요. 이 땅에 태어나 자라는 사람들은 이녁 마음을 어떻게 건사하면서 마음빛을 밝힐 때에 저마다 즐거울까요.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어떤 마음밥을 받아먹으며 클까요. 어버이는 아이들 앞에서 어떤 마음그릇이 되어 하루를 누릴까요.


  놀이를 누리는 놀이마음이고, 일을 누리는 일마음입니다. 고향을 그려 고향마음이요, 마을을 아끼면서 마을마음입니다. 누군가는 해마음·달마음·별마음이 됩니다. 마음에 햇살이 떠올라 마음햇살이 되고, 마음이 몽실몽실 구름처럼 흐르며 마음구름이 돼요.


  마음옷을 입습니다. 곱고 정갈하게 마음옷을 추스릅니다. 마음빨래를 합니다. 맑고 산뜻하게 마음빨래를 합니다.


  생각하는 사람이라야 삶을 짓습니다. 마음쓰는 사람이라며 삶을 빛냅니다. (4345.11.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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