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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말 114] 물고기묵

 

  국어사전을 보면 ‘생선(生鮮)묵’이라는 낱말은 ‘어(魚)묵’으로 고쳐서 써야 한다고 나와요. 그런데, ‘생선묵’을 ‘어묵’으로 고쳐써야 하는 까닭은 밝히지 않아요. ‘생선묵’이라는 낱말은 ‘가마보꼬(かまぼこ)’라 일컫던 일본 먹을거리를 이런 일본말로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여긴 한글학자들이 해방 뒤 이처럼 고쳐쓰자고 외쳐서 나왔다 하는데, 요즈음에는 ‘생선묵’을 ‘어묵’으로 바로잡자고 다시 얘기한다면 ‘생선’이라는 한자말도 알맞지 않다는 소리가 될 테지요. 그러면 ‘어묵’이라 할 때에 ‘魚’를 붙이는 한자는 얼마나 알맞을까 궁금해요. 무엇보다 왜 해방 뒤에나 요즈음에나 한국사람이 가리키는 한국말인 ‘물고기’라는 낱말을 붙이는 ‘물고기묵’은 생각하지 못할까 아리송합니다. 물고기 살을 발라서 만든 먹을거리라면 ‘물고기묵’일 뿐이에요. 도토리를 갈아 만든 먹을거리는 ‘도토리묵’이고, 메밀을 갈아 만든 먹을거리는 ‘메밀묵’이에요. 바라보는 대로, 느끼는 대로, 살아가는 대로, 말을 빚고 이름을 붙여요. 그러나, 학자들은 ‘어류학자’일 뿐 ‘물고기학자’가 없어요. 사전을 엮어도 ‘어류사전’일 뿐 ‘물고기사전’을 엮지 않아요. ‘고기잡이배’라 하면서 막상 ‘물고기장수’ 아닌 ‘생선장수’가 되고 말아요. 여느 사람들도 학자들도 ‘물고기’라 일컫거나 말하지 않아요. 차라리 ‘오뎅(おでん)’이라 하든 ‘가마보꼬’라 하든, 일본말을 쓸 때가 외려 덜 남우세스럽지 않나 싶기까지 합니다. 이 말도 저 말도 모두 생각이 없어요. 4345.11.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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