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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글쓰기

 


  1925년에 태어나 2003년에 숨을 거둔 이오덕 님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너무 어리석게 쓰는구나’ 하고 느끼며 《우리 글 바로쓰기》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누구보다 이오덕 님 당신이 쓴 글이 ‘참 어리석었다’고 스스로 느껴서, 바로쓰기를 하셨어요. 이제 우리들은 이 알맹이를 북돋아, 우리 슬기를 빛내는 ‘살려쓰기’를 할 수 있으면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이오덕 님이 1980년대에 비로소 “우리 글 바로쓰기”를 외칠 적에는, 일제강점기에서 풀려났어도 사람들 스스로 한겨레 말글을 제대로 사랑하거나 아끼지 못했어요. 500년에 걸친 조선 한문 굴레에서 허덕이다가, 서른여섯 해 일본말 수렁에 빠졌고, 다시금 미국 자본주의 물결에 휩쓸리기만 하니, 더군다나 요즈음은 대학입시 쳇바퀴에 사로잡히기까지 해요. 누가 보아도 가녀리며 딱한 겨레입니다. 1980∼1990년대에는 ‘바로쓰기’를 하는 데에 힘을 모을밖에 없다 할 만합니다.


  아직 ‘바로쓰기’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다만, 이제는 ‘바로쓰기’와 아울러 ‘살려쓰기’를 하면서, 우리 깜냥껏 한국말 살찌우는 길을 걸어갈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국어학자라서 한다거나, 국문학과를 다녔기에 한다거나, 말글운동을 하니까 하지 않아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사람으로 살아가니까 즐기는 삶입니다. 지식으로 가꾸는 말이 아니라, 삶으로 가꾸는 말입니다. 학문으로 갈고닦는 글이 아니라, 사랑으로 보살피는 글입니다.


  이오덕 님은 숱한 글과 책을 내놓으면서 당신 뒷사람한테 ‘선물’을 남겼습니다. 뒷사람인 우리들은 저마다 ‘이오덕 글’을 받아먹으면서 새로운 열매를 거두어 주기를 바랐습니다. 이 뜻을 헤아리면 돼요. 기쁜 선물 예쁘게 누리면서 “우리 말 살려쓰기” 밑넋을 깨달으면 돼요. 내 아이하고 사랑스레 나눌 말을 생각하는 하루가 “우리 말 살려쓰기”예요. 국어사전에서 토박이말을 캐낸대서 ‘바로쓰기’나 ‘살려쓰기’가 되지 않아요. 국어사전에서 어설피 캐내는 토박이말은 자칫 ‘똘레랑스’나 ‘럭셔리’라는 낱말처럼 지식자랑이나 겉치레말이 될 수 있어요. 오래된 토박이말은 지난날 ‘여느 사람이 여느 삶에서 빚은 낱말’인 줄 느끼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오늘 내 여느 삶에서 수수한 낱말을 새롭게 빚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면 돼요.


  ‘이오덕 글쓰기’란 누구나 즐겁고 환하며 아름답게 새말 빚고 나누면서 새삶 즐기고 밝힐 수 있다는 넋이요 사랑입니다. 4345.12.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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