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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말 139] 제비꽃빛

 


  제비꽃은 한 가지 아닙니다. 하얗게 꽃송이 피우는 제비꽃도 있고, 보라빛 어여쁜 제비꽃도 있어요. 제비꽃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이 제비꽃이 어떤 빛깔인가 하고 나타낼 만한 낱말이 있을까 하고. 아무래도 없겠지요. 매화꽃 어떤 빛깔인가 하고 나타낼 만한 낱말도, 감꽃이나 살구꽃이나 탱자꽃이나 벚꽃이나 개나리꽃이나 민들레꽃 빛깔 그릴 만한 낱말도 없어요. 그러면 어떻게 가리켜야 할까요. 길은 꼭 하나입니다. 제비꽃은 제비꽃빛입니다. 살구꽃은 살구꽃빛입니다. 개나리꽃은 개나리꽃빛이에요. 하얀 제비꽃 떠올리고 싶으면 흰제비꽃빛이라 말합니다. 보라빛 제비꽃 헤아리고 싶으면 보라제비꽃빛이라 말합니다. 먼먼 옛날, 참으로 아스라하다 싶은 옛날부터 우리 겨레는 모든 빛깔을 이렇게 일컬었어요. 쪽빛이나 꼭두서니빛이나 잇빛 같은 낱말은 모두 꽃빛에서 태어났어요. 진달래빛도 봉숭아빛도 모조리 꽃빛에서 태어나지요.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빛 헤아립니다. 물을 마주하며 물빛 생각합니다. 불에서 불빛이요, 눈에서 눈빛입니다. 해에서 햇빛이며, 달에서 달빛이에요. 저마다 다르면서 저마다 고운 빛깔입니다. 내 마음은 어떤 빛일까요. 내 마음빛은 얼마나 맑거나 예쁠까요. 봄날 봄들 거닐며 봄꽃빛 생각합니다. 봄날 봄숲 마실하며 봄숲빛 헤아립니다. 4346.4.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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