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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른입니까 16] 마음읽기
― 스스로 사랑하려는 마음일 때에 사랑

 


  글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그냥 나오는 글이란 없이, 모두 이녁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쓰는 글은 내 마음이고, 내 이웃이 쓴 글은 내 이웃 마음입니다.


  내 마음과 이웃 마음은 다릅니다. 내 삶과 이웃 삶이 다르니까요. 내 목소리와 이웃 목소리는 다릅니다. 내 생각과 이웃 생각이 다르니까요.


  글을 읽을 때에 ‘줄거리’를 읽으려고 하면 마음을 못 읽습니다. 누가 쓴 글이든 마음을 쓰기에, 마음을 읽으려 하지 않고서는 서로 말다툼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른 삶에 따라 다 다른 목소리로 쓰는 글이기에, ‘내 삶과 내 생각과 내 목소리’에 맞추어 다른 사람 글을 읽으면 엉뚱하게 풀어내고 맙니다. 글 아닌 말에서도 이와 같아요. 말을 하는 사람이 어떤 마음인가를 읽어야지요.


  누군가는 말투가 좀 거칠 수 있어요. 누군가는 말끝마다 욕지꺼리가 섞일 수 있어요. 누군가는 말투가 나긋나긋하겠지요. 누군가는 말끝마다 상냥한 기운 감돌겠지요.


  말투가 거칠면, 이녁 마음도 거칠까요. 말끝마다 욕지꺼리 섞으면 이녁 말은 들을 값어치조차 없을까요. 문학을 떠올려요. 문학에 나오는 말을 떠올려요. 문학에 나오는 줄거리를 떠올려요. 문학을 읽는 우리들은 ‘줄거리’를 읽으려는 뜻이 아니에요. 문학을 읽는 까닭은 마음을 읽고 싶기 때문이에요.


  어떤 사람은 글을 읽든 책을 읽든 문학을 읽든 ‘줄거리’만 좇을 수 있어요. 누구한테나 자유이니, 줄거리가 좋으면 줄거리로 갈 뿐이에요. 다만, 줄거리를 붙잡을 때에는 마음을 잡지 못해요. 줄거리에 얽매이면 마음읽기하고 멀어져요.


  글 한 줄에서 마음을 읽는다 할 때에는, 글을 쓴 이녁 마음이 어떠한가를 살펴, 서로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뜻이에요. 살을 섞거나 쓰다듬어야 사랑이 아니라, 마음을 읽고 나누려 할 때에 사랑이에요. 살을 섞는 일은 살섞기예요. 살을 쓰다듬는 일은 쓰다듬기예요. 마음을 읽을 때에는 마음읽기이고, ‘마음’이란 바로 삶을 사랑하는 바탕이니, 저절로 사랑읽기로 흘러요.


  마음을 따사롭게 추스르는 사람은 삶을 따사롭게 추스릅니다. 마음을 너그럽게 북돋우는 사람은 삶을 너그럽게 북돋우지요.


  우리 어른들은 마음을 슬기롭게 읽으며 삶을 슬기롭게 지을 수 있기를 빌어요. 우리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한테 슬기로운 삶·넋·사랑을 찬찬히 물려줄 수 있기를 빌어요. 스스로 사랑하려는 마음일 때에 사랑이에요. 땅에서 솟아나거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사랑은 없어요. 스스로 일구는 사랑이고, 스스로 짓는 사랑이에요. 마음을 읽으면서 사랑을 나누고, 마음을 헤아리면서 사랑을 빛내요. 4346.5.5.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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