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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풀 한 포기

 


  골목동네 거닐 적에 으레 담풀이나 담꽃을 만난다. 담풀은 벽돌담이나 시멘트담에 생긴 구멍에 씨앗을 드리워 피어나는 풀이다. 담꽃은 벽돌담이나 시멘트담 갈라진 틈바구니에 씨앗이 내려앉아 자라는 꽃이다.


  오십 층이나 육십 층짜리 높다란 건물에는 담풀도 담꽃도 깃들지 못한다. 빈틈이나 작은 구멍 하나조차 내주지 않을 테니까. 게다가, 사람들은 집이나 건물 둘레에 들풀 자라는 모습 그닥 즐기지 않는다. 쌀밥도 풀씨앗으로 짓는 밥인 줄 헤아리지 못하고, 상추도 고추도 부추도 모두 풀인 줄 살피지 못한다. 못 먹는 풀이나 안 먹는 풀이란 없는 줄 깨닫지 못한다. 모든 풀은 꽃을 피우고, 모든 풀은 꽃내음 날리는 푸른 숨결인 줄 헤아리지 못한다.


  골목마실은 골목동네 살피는 마실이라 할 텐데, 골목동네 살피는 마실이란 바로 골목집과 골목담과 골목길 둘레에 풀빛이 얼마나 짙고 푸르며 맑게 있는가를 돌아보는 마실이라고 느낀다. 골목풀 만나고 골목꽃 사귀는 마실이 골목마실이라고 느낀다. 4346.6.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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