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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마실

 


  봄날 골목마실에는 겨우내 말라죽은 풀포기 사이에 비죽비죽 산뜻한 빛으로 솟아난 꽃을 구경한다. 여름날 골목마실에는 꽃이 진 봄풀 짙푸른 잎사귀 빛나는 사이사이 드문드문 환한 여름꽃으로 맑은 골목길 누린다. 가을날 골목마실에는 느즈막하게 꽃을 피우기도 하는 꽃이랑, 하나둘 잎사귀 마르면서 누렇게 물드는 포근한 빛 맞아들인다. 겨울날 골목마실에는 쓸쓸한 꽃그릇에 배추포기 얹히거나 눈이불 내려앉은 하얀 이야기 듣는다. 철마다 다르고 달마다 다르면서, 날마다 다르고 아침과 낮과 저녁마다 다른 골목마실 누린다. 아이와 함께 골목을 거닐면서 우리 이웃들 삶을 찬찬히 느낀다. 4346.6.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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