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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전봇대와 꽃그릇과

 


  엊그제 인천 형님 댁에 식구들과 다 함께 찾아갔다. 여러 날 머물면서 느긋하게 놀다가 시골집으로 돌아왔다. 이번에 형님 댁에 머물면서 인천 골목동네 여러 곳 가볍게 큰아이와 거닐다가 ‘옛 나무전봇대 모습 고스란히 간직한’ 곳을 마음속으로 어림했다. 왜냐하면, 이 나무전봇대는 아무런 자취 안 남기고 사라졌으니까. 나무로 가로지른 받침대가 꼭대기에 둘 있던 송현동 나무전봇대는 동인천역 뒤쪽, 이른바 북광장이라 일컫는 데에 있었다. 나무전봇대 하나는 씩씩하게 서고, 이 나무전봇대 둥치에 다른 나무전봇대 하나 받치는 모습으로 있었다. 동인천역 북광장 개발하기 앞서 인천에서 이런 행정 저런 문화 그런 예술 하는 이들한테 ‘원형이 그대로 남은 나무전봇대’ 하나 인천에 있다고 알려주었지만, 그예 사라지고 만다.


  재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으리라 여기는 전동 호젓한 안쪽 골목에도 나무전봇대 하나 있다. 이곳 나무전봇대는 인천 골목동네 나무전봇대 가운데 가장 사랑받으면서 가장 예쁘게 빛난다. 골목집 아지매는 나무전봇대 곁에 수세미씨앗 심어 여름날 수세미가 노랗게 꽃을 피우다가 가을날 큼지막하게 열매를 맺곤 한다. 올해에도 수세미씨앗 심으셨을까? 올해에는 어떤 씨앗 나무전봇대 곁 꽃그릇에 심으셨을까? 햇볕 받아 따끈따끈 보드라운 나무전봇대 나무결을 만진다. 나무전봇대 곁에서 자라는 풀포기와 꽃송이를 살살 쓰다듬는다. 푸른 숨결 깃든 바람이 안골을 감돈다. 4346.6.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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