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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앞을 걷다

 


  책방 앞을 지나간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책방으로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책방 앞을 지나가던 어느 날 ‘내가 책방 옆을 지나가는구나.’ 하고 느끼는 날 있을 테고, ‘오늘은 한번 들어가 볼까.’ 하고 생각하는 날 찾아올 수 있어요. 어떤 책이 나를 기다리는지 모르고, 내가 어떤 책을 고를는지 모르지만, 마냥 책방 문 열고 들어가서 책시렁을 가만히 돌아볼 날 찾아오리라 믿어요.


  빵집 앞을 지나가던 어느 날, 빵집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찻집 앞을 지나가던 어느 날, 찻집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곁에 늘 있는 조그마한 빵집과 찻집이 나를 부르듯, 마을에 깃들어 오래도록 제자리 지키는 책방 한 곳을 마음에 두면, 시나브로 책내음이 나를 부릅니다.


  마을에 숲이 있으면, 숲 앞을 지나다니던 어느 날 숲에 한 발자국 들일 수 있어요. 마을에 냇물이 흐르면, 냇물 앞을 지나다니던 어느 날 신을 벗고 냇물에 발을 담글 수 있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에 어떤 집과 가게가 있는가를 느껴야지 싶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에 풀과 꽃과 나무가 어떻게 어우러졌는가를 느껴야지 싶어요. 이웃을 살피고 숲을 헤아립니다. 동무를 생각하고 수많은 숨결을 떠올립니다.


  아이들이 학교버스나 자가용을 타고 집과 학교 사이를 오가기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집과 학교 사이를 두 다리로 걸어서 다닐 수 있기를 빌어요. 아이들이 집과 학교 사이를 걸어서 다니는 거님길 둘레에는 자동차가 되도록 적게 다니거나 안 다닐 수 있기를 빌어요. 아이들이 조용한 바람을 느끼고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며 걸어다닐 수 있기를 빌어요. 아이들이 걷는 이 길에 예쁜 책방 몇 군데 있어, 마음을 쉬거나 살찌우거나 다스릴 만한 이야기 즐겁게 찾을 수 있기를 빌어요.


  책방이 있기에 책을 만나요. 책방이 있어 마을이 환하게 웃어요. 책방이 있는 곳에 이야기가 새록새록 감돌아요. 책방과 함께 삶을 노래해요. 4346.7.5.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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