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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집 귀뚜라미



  서울에서 하루를 묵은 뒤 전철역으로 걸어간다. 음성 아버지한테 선물로 드릴 큰 사진판을 옆구리에 끼고 걷는다. 옆구리가 결릴 즈음 귀뚜라미 우는 소리를 듣는다. 어, 뭔가. 두리번두리번 살핀다. 어디를 봐도 아스팔트뿐인 이곳에 어인 풀벌레 노래인가.


  이윽고 저 앞에서 대추나무를 본다. 푸른 알이 잔뜩 맺혔다. 소담스럽다. 옆으로 호박넝쿨이 울타리를 휘감는다. 그렇구나. 이 서울 한복판에서 대추나무 감나무 건사하며 아끼는 집이 있네. 골목집 한 곳이 조그맣게 숲이네.


  귀뚜라미가 아침나절에 노래하는 집 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 가운데 고개를 돌려 노래잔치를 듣는 사람은 안 보인다. 저마다 귀에 꽂은 딴 노래를 듣는다. 귀뚜라미는 힘차게 노래한다. 바람이 맛있다. 4347.9.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골목길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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