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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넋·삶 10 철없다·철들다



  ‘철없는’ 사람을 가리켜 ‘철부지’라고 합니다. 그러면 ‘철든’ 사람을 가리켜 무엇이라고 할까요? 철든 사람은 ‘어른’입니다. 철들지 않은 사람은 언제나 ‘아이’입니다. 한국말에는 ‘아이·어른’ 두 가지가 있습니다. 두 낱말은 사람을 나이로 따지지 않습니다. ‘철’로 따집니다. 사람을 나이로 따지는 한국말은 ‘아기·어린이·(푸름이)·젊은이·늙은이’입니다. 사람을 나이로 따지는 이 같은 낱말 가운데 ‘늙은이’는 여러모로 마음을 다치게 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나이든 모습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거든요. 나이가 들어서 잘못이 아닌데, 이러한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철 안 든’ 모습이 바로 ‘늙은이’라는 낱말을 들으면서 ‘싫거나 미운 마음(감정)’이 피어나도록 합니다.


  ‘철’이라는 낱말은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한테 대단히 큰 자리를 차지합니다. 왜냐하면, 예부터 지구별 어디에서나 똑같습니다만, 사람은 흙과 함께 살아요. 고기를 먹어도 흙에서 자라는 고기를 잡아서 먹고, 곡식이나 열매나 남새를 먹어도 흙에서 거둔 곡식이나 열매나 남새를 먹습니다. 한겨레뿐 아니라 지구별 모든 겨레는 ‘철’을 알아야 합니다. 철을 모르면 살 수 없습니다. 철을 알아서,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은 ‘생각이 깬’ 사람이거나 ‘생각이 열린’ 사람입니다. 제대로 바라보아서 배운 사람이 바로 ‘철든 사람’인 ‘어른’입니다. 제대로 바라볼 줄 몰라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이 바로 ‘철없는 사람’인 ‘철부지’입니다.


  철을 모르면 겨울에 얼어죽거나 굶어죽습니다. 철이 들지 않으니 봄에 아무 일을 안 합니다. 철을 모르거나 잊은 채 노닥거리기만 하면(놀이가 아닌 노닥거림을 하면), 제 밥과 옷과 집을 손수 건사하지 못합니다.


  예부터 한겨레는 열 살 언저리가 철이 드는 나이입니다. 열 살은 대단히 뜻있습니다. 그런데, 열 살을 지나 열다섯 살이 되어도 철을 모르면 손수 밥을 못 짓고 옷도 못 지으며 집도 못 짓지요.


  오늘날 사회와 교육과 문화를 보셔요. 중·고등학교를 다닌다는 푸름이(청소년) 가운데 설거지조차 못 할 뿐 아니라 밥도 못 짓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스무 살이나 서른 살이 되어도 집살림을 꾸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이런 사람은 모두 철부지이면서 ‘애늙은이’입니다.


  철이 들어야 슬기롭습니다. 철이 들지 않으니 슬기롭지 않습니다. 머리가 좋기만 해서는 살지 못합니다. 똑똑하기만 해서는 밥을 챙겨 먹지 못합니다. 우리는 바람과 해와 물과 흙과 풀과 나무를 모두 제대로 바라보아서 맞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철이 들 때에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될 때에 시나브로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사는 길’을 걷습니다.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사람’이 되지는 않습니다. 어른이 되면서 비로소 사람이 되는 길을 걷습니다. ‘어른’은 사람으로 되는 길을 걸을 만한 몸과 마음이 된 사람입니다.


  아이는 어른으로 자라려 합니다. 어른은 사람으로 가려 합니다. 이러한 흐름과 얼거리가 바로 지구별에서 함께 사는 ‘뭇목숨’이 걷는 길입니다. 4348.1.31.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람타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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