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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동백나무 우듬지



  다섯 해째 지내는 우리 고흥집에 처음 깃들던 무렵, 마당 끝자락 동백나무는 키가 그리 안 컸다. 왜 이리 키가 작을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이 동백나무를 볼 적마다 자라렴 자라렴 자라고 자라렴 하고 말을 걸었다. 이제 우리 집 동백나무는 키가 제법 자라서 고개를 위로 한껏 올려야 우듬지를 볼 수 있다. 다른 집에서는 가지치기를 할는지 어떠할는지 모르나, 나는 우리 집 동백나무 우듬지에 새로운 가지가 죽죽 올라와도 그대로 둔다. 마음껏 뻗기를 바란다. 옆으로도 위로도 신나게 뻗어서 동백나무가 울타리 구실을 하기를 기다린다.


  우리 집 나무를 가만히 살피니, 해가 갈수록 꽃과 열매가 늘어난다.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일 수 있고, 이 나무들이 홀가분하게 자랄 수 있기 때문일 수 있다. 햇볕을 먹고 바람을 마시면서 빗물을 들이켜고 고운 흙을 누리면, 어떤 나무라도 잘 자란다. 다른 마을이나 이웃집 동백나무하고 대면 느즈막하게 꽃봉오리가 터지는 우리 집 동백나무는 한창 붉은 빛이 흐드러진다. 아침저녁으로, 게다가 한밤에까지 이 붉은 빛을 느끼면서 온 집안이 푸근하다. 4348.3.31.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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