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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떠올리도록 이끄는 사진이란



  ‘사라지는 골목’과 얽혀 ‘골목내음이 피어나는 사진’을 바라는 곳이 있기에, 그곳에 보내려고 골목 사진을 가만히 돌아보다가 생각해 본다. 아이들이 골목에서 뛰노는 사진이나, 아주머니가 골목에서 수다를 떠는 사진을 요즈음 찍을 수 있을까? 못 찍으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요즈음 아이들은 골목에서 놀 겨를이 없고, 골목에서 놀 동무가 없다. 아주머니는 아주머니대로 살림을 하느라 바쁘거나 부업을 하느라 힘겹다.


  그런데, 왜 ‘골목 사진’이라고 하면 ‘노는 아이’와 ‘수다 떠는 아주머니’만 생각할까? 이 두 가지가 골목을 밝히는 모습일까? 참말 이 두 가지가 아니라면 골목을 밝히거나 말하거나 드러낼 수 없을까?


  골목에서 나고 자라든, 골목에서 며칠이나 몇 달이나 몇 해를 살든, 골목을 이야기하는 사진이라 한다면, 아무래도 꽃과 나무라고 느낀다. 누가 골목동네로 들어와서 살까? 어디에서 살던 사람이 도시로 찾아와서 ‘도시 가장자리’라는 곳에서 터를 잡으면서 골목을 이루는가? 바로 시골사람이다. 시골에서 흙을 만지며 살던 사람이 도시로 일자리를 찾으러 와서 ‘도시 가장자리’에 모였고, 이들이 모여서 동네를 이루는 골목은 어느새 ‘아주머니와 할머니’ 손길을 타면서 꽃그릇과 텃밭이 생긴다. 때로는 할아버지 손길을 거쳐 텃밭과 꽃그릇이 생긴다.


  골목아이나 골목사람을 찍는 사진이라 하더라도 이 사진에는 언제나 꽃그릇이나 나무가 한쪽에 살그마니 고개를 내밀기 마련이라고 느낀다. 꽃처럼 웃고, 나무처럼 어깨동무하는 사람이 골목이웃이라고 느낀다. 4348.4.8.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골목길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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