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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놀던 자국



  빨래터 물이끼를 걷으러 가는 길에 대문 앞에 뭔가 있는 모습을 본다. 가만히 바라보니 장난감이다. 그래, 산들보라가 놀다가 예 놓고 갔구나. 대문 앞 고샅에서 장난감을 밀면서 놀다가 장난감은 그대로 둔 채 ‘마을 한 바퀴 달리기’를 하는구나. 이 마을에는 우리 집에만 아이가 있으니, 이 마을에는 아이들 장난감을 훔칠 사람이 없으니, 이 마을에서는 아이들한테 어디나 다 놀이터가 될 수 있으니, 이 마을에서는 이 아이들이 못 할 만한 놀이가 없으니, 이렇게 놀 만하지.


  아이들이 지나가는 자리는 언제나 자국이 남는다. 놀던 자국이 남는다. 이 자국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냥 지나칠 수 있고, 아이를 나무라며 얼른 치우라 할 수 있으며, 조용히 어버이 손길로 치워 줄 수 있다. 어떻게 하든 아이들은 모두 느끼고 알면서 배우리라. 아이들이 입고 벗은 옷을 어버이가 언제나 빨래를 하듯이, 아이들이 먹고 둔 그릇을 어버이가 언제나 설거지를 하듯이, 아이들이 놀고 남긴 장난감을 넌지시 치워 주거나 갈무리해 줄 수 있지. 4348.10.26.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살림노래/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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