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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길, 서는 길



  아이들한테 골목은 걷는 길이다. 어른들한테 골목은 걷는 길도 되지만,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도 된다. 아이들한테 골목은 걸을 뿐 아니라 달리거나 뛰거나 노는 길이다. 그런데 어른들한테 골목은 자동차를 세우는 길이 되기 일쑤이다. 어른들 가운데에는 골목 한쪽에 텃밭이나 꽃밭을 가꾸는 사람도 있으나, 하루 내내 자동차를 세워 놓아서 걷기 번거롭게 하거나 아이들이 뛰놀지 못하게 가로막고야 마는 사람도 있다.


  어른들은 왜 자동차를 골목길에 세우려 할까? 자동차를 장만하기 앞서 자동차를 댈 만한 자리를 이녁 집에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자동차는 자동차를 세우는 자리에 둔 뒤, 골목이 넉넉하고 홀가분해서 아이도 어른도 누구나 걱정없이 드나드는 터전이 되도록 마음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골목 한쪽에 우두커니 서서 하염없이 하루 내내 자리를 차지하는 자동차만 없어도 골목은 무척 넓고 호젓하다. 4348.11.4.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골목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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