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폴 맥어웬
옮긴이: 조호근
펴낸이: 한성봉
펴낸곳: 허블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나라 안팎이 상당히 시끄럽다. 사람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마스크는 구하기도 어렵다.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는 모두 취소하고 있다. 심지어는 졸업식과 입학식이 모두 취소되고, 개학 및 개강도 연기되었다. 나라가 온통 바이러스 때문에 시끄럽다. 요 몇 년 사이에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바이러스 대란이다. 사스, 메르스에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한 번 등장하면 지구촌이 온통 뒤숭숭하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한민국에 가장 강하게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
가까운 이웃나라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초기 발생시 쉬쉬하기만 한 중국의 초기 대응 미숙으로 인해 지금은 전 지구촌의 문제가 되고 있다. 지금 현재도 중국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으로 매일 수십 명이 사망하고 있다. 변종 바이러스에 취약한 인간의 대응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인류재앙의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럼에도 바이러스 대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테리아로 고생하고 그것에서 벗어났더니 이번엔 바이러스다. 누군가는 바이러스가 인류가 정복하지 못하는 거의 유일한 분야일 것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내 생각에는 바이러스도 결국 인간의 손에 의해 통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인류의 생존능력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만이 인류생존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의 이슈가 되고 있는 지구촌의 여러 문제들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곰팡이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바로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이라는 소설에서의 주장이다. 곰팡이는 지금까지 인류에게 유익한 필요악이라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바로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 덕분이다. 그런데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에서는 곰팡이가 인류에게 가장 최악의 무기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인위적 조작에 의한 치명적 살생력을 지닌 곰팡이가 되었고, 자연상태에서는 평범하지만 인체에 침투하면 100%의 치사율을 가진다. 그냥 죽는 것이 아니라 감염된 후 정신을 헤집어놓아 광기에 휩싸여 고통 속에 죽는다는 기가 막힌 질환이 된다는 것이다. 그것의 이름은 바로 '우즈마키(일본어로 소용돌이라는 뜻)'이다. 또한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가장 만행적인 부대였던 731부대에서 만들었다고 하니, 남의 일같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치가 떨리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산물이라니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이라는 책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단순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음은 치밀한 논리적 사고로 무장한 물리학자가 쓴 소설이라서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미국 코넬대학교 물리학과의 교수로 재직 중인 폴 맥어웬이 쓴 소설이다. 나노기술 분야의 전문가로 그 분야에서도 노벨물리학상의 후보로 불리우는 그가 쓴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는 731부대의 잔혹성을 알리고 싶어서 썼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더더욱 치를 떠는 731부대의 실상을 소설로나마 알리고 싶었다는 폴 맥어웬 교수의 작품이 반갑기 그지 없다.
물리학자가 썼다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소설의 완성도는 엄청나다. 헐리우드에서 지금껏 이 소설을 영화화하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다. 아마도 일본을 의식하지 않았나 싶다. 이젠 중국자본의 영향을 많이 받는 헐리우드이므로 앞으로는 영화화도 기대해 봄직도 할 정도로 서소설의 재미와 완성도는 지극히 높다. 재미난 것은 지은이의 전문분야인 나노기술 분야의 강한 자부심이 은근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곰팡이에 대한 지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었는데, 한 분야만해도 버거울텐데 양쪽 모두의 풍부하고 전문지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마디로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라는 것이다. 순식간에 읽어버릴 수 밖에 없는 매력을 지닌 소설이다. 모든 이들에게 강추한다.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노벨상 수상자이자 명망 높은 생물학자, 그리고 곰팡이를 사랑한 코넬대학교 생물학과 명예교수인 여든여섯 살의 리암코너. 그는 가족과 친구들에 둘러싸인 채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날, 리암은 한 아시아계 여성과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다리의 중간 지점에 이르러, 비척거리며 걷던 리암은 갑자기 앞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다리 난간을 넘었다. 그리고 그대로 모습을 감추었다. 다음 날, 코넬대학 캠퍼스 내의 계곡 아래에서 리암 코너는 처참히 죽은 채 발견된다. 동료 교수인 제이크 스털링과 리암의 손녀인 매기는 리암 코너가 스스로 저 다리에서 뛰어내렸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믿었다. 리암이 사랑하는 증손자인 딜런에게 그런 일을 겪게 할 리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64년 전. 제2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린 직후인 1946년 태평양. 영국의 세계적인 세균전 전문가 리암 코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질병에 감염된 USS 뱅가드호를 포위한 미 해군을 돕기 위해 파견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리암은 자신의 운명을 바꾸게 될 일본군 포로 히타노 기타시와 대면하게 된다.
다시, 64년 후. 리암 코너가 죽은 지 이틀 뒤.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 가슴에 ‘731 악마’라는 문신을 새겨 넣은 한 일본인 청년이 붙잡힌다. 그리고, 리암의 부검 보고서는 그의 위장 속에 거미 모양의 로봇인 마이크로 크롤러 네 마리가 들어 있다고 말해준다.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은 64년의 시차를 두고 펼쳐지는 리암의 죽음 이후 6일 동안의 이야기다. 아시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암살자 오키드에 의해 비로소 드러나는 731부대의 악행과 2차 대전 직후 일본에서 개발된 종말 병기 ‘우즈 마키’(소용돌이의 일본말)의 비밀, 그리고 리암의 유언을 따라 인류 사상 가장 끔찍한 테러 공격을 막아 나선 제이크와 매기, 딜런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재미와 과학적 지식, 과거의 아픔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통찰을 한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