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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 된다. 아들을 위해서 어릴 때부터 뭔가 준비를 해주고 있다. 한 살 때 기념으로 두 가지를 했다. 하나는 아들 명의의 통장. 매월 1만원 씩 적립시키고 있다. 명절 때나 심부름하고 난 뒤 받은 용돈도 입금한다. 또 하나는 아들 명의의 네이버 블로그. 현재는 내가 어릴 적 사진이나 여행기를 대신 올린다. 아들이 크면 추억으로 삼아서 좋고, 나중에 자신이 관리하면 더 좋겠다.

 

2015년 앨리스 오즈마가 쓴 리딩 프라미스를 읽게 됐다. 살펴보니 원서 The Reading Promise2011년에 나왔고, 국내 번역본은 2012년에 간행됐다.

 

아빠 짐은 딸 앨리스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대학 입학하기까지 무려 3218일간 책을 읽어 주었다. 앨리스가 아홉 살(1998) 여름 때부터 열여덟 살(2007) 여름까지였다. 거의 10년이나 지속됐다. 이 책은 앨리스가 아빠와 함께 한 독서가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켰는지를 들려준다. 책이 나온 것이 2011년이니 앨리스는 대학 재학 중 틈틈이 썼을 것이다.

 

이 책은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엄마도 아니고 아빠가 근 10년 동안 딸에게 책을 읽어주다니. 그 지극 정성이 부러웠다. 책을 향한 열정과 끈기가 부러웠다.

 

내가 아들에게 한 방식은 책 읽어주기는 아니지만, 베드사이드 스토리를 매일 밤 들려주는 것이었다. 그동안 나니아 연대기그림 형제 민담집이 주를 이뤘다. 특히 나니아 연대기를 너무나 좋아해서 지금 다섯 번째로 들려주고 있다. 나니아 연대기를 직접 읽어보라고 권해도 아빠가 해 주는 이야기가 좋다니 뭐.

 

나는 몇 년 전 아들을 위해 필독 100선을 짠 적이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아들이 사춘기 때부터 읽었으면 좋겠다 싶은 고전과 작품들 중심으로 선별했다. 그리고 꼭지별로 읽어야 할 이유를 설명하고 줄거리를 요약하며, 문학사적 의의나 흥미거리 등을 3~4쪽 분량으로 쓰기 시작했다.

 

아들 역시 책을 좋아하고 열심히 읽는다. 나는 아들이 책을 읽기 시작할 무렵 책을 읽으라고 강요한 적은 없다. 다만 아들 옆에서 내가 책 읽는 모습을 묵묵히 보여줬을 뿐이다. 나중에 자기도 책을 읽기 시작하더라.

 

그동안 아내는 도서관에서 아들이 읽을 만한 책을 빌려줬다. 나도 아들을 도서관에 몇 차례 데리고 다니면서 도서관과 친근하게 여기게 해주려 했으나, 아들은 아직 그다지 애착을 보이지 않는다. 뭔가 다른 방법이 필요할지 모른다. 가령 이상화 씨는 두 아이에게 책을 가깝게 해 주기 위해 도서관에서 여는 이벤트를 십분 활용했다. 나아가 하루독서나이 법을 개발하고, 거실에 책 나무도 만들었다.

 

최근 아들을 위해 단계에 맞는 책이 어떤 것이 있을까 싶어 찾아보았다. 우선 눈에 띈 것이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과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클래식이다.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는 아이들이 잡기 쉽게 작은 판형을 택하면서 우리나라 그림 작가들이 그린 예쁜 그림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네버랜드 클래식은 조금 판형이 크고 원작을 완역하면서 원서 삽화를 그대로 살리는 쪽을 택했다.

 

고전 명작은 내용도 부피도 제법 나가기 때문에 아들이 기존에 읽던 책들과 많이 달랐다. 나는 아들이 긴 이야기를 친숙하게 여기도록 우선 아름다운 고전을 읽게 한 다음, 네버랜드 클래식을 읽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주 한 권씩 읽어나가도록 했다. 평일 매일 일정 분량을 읽으면 한 권을 다 읽는 방식이었다. 토요일에는 독후감을 쓴다. 마침 학교에서 내준 과제 독서일기도 겸해서 좋다.

 

처음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을 골랐다. 이때 아들의 자존심을 살짝 자극했다. 아들은 올해 호주에서 벌어진 로봇 카 코딩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영어를 열심히 배운다. 학교와 별도로 가정 방문과 원어민 선생한테서 문법과 회화를 배우고 있다. 난 과열 교육이 아닌가 싶어 아내에게 한 마디 했지만, 웬걸 아들 녀석이 재미있다고 성화여서 지금은 잠자코 있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을 권하면서 아들의 자존심을 자극한 방법은 이랬다. “이 책은 서양 애들이 많이 읽는 책이래. 나중에 서양 애들 만나서 이 책 얘기 하면 무척 좋아할 걸.” 아들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그렇게 해서 고전 명작 읽기는 시작됐다. 매주 읽을 책은 내가 고른 후보작 중에서 아들이 고른다.

 

다음으로 톰 소여의 모험을 읽었고, 이번 주는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고 있다. 그동안 나는 네버랜드 클래식을 여러 권 구입했다.

 

아들과 함께 읽는 고전 명작을 위해 도움이 되는 책은 세 가지다. 앞서 예로 든 리딩 프라미스,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1교시 철학수업이다. 특히 1교시 철학수업은 그동안 몹시 궁금했던 프랑스 바칼로레아 철학논술에 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좋다.

 

리딩 프라미스

앨리스 오즈마 저/이은선 역
문학동네 | 2012년 06월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

조한별 저
바다출판사 | 2016년 02월

 

1교시 철학수업

뤄후이전 저/박소정 역
이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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