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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가 쓴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이반 일리치 역시 사람들이 죽음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심적 변화의 5단계를 보여준다. 이반 일리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그는 죽음을 떠올리고 주변으로부터 고립되는 단계, 화를 내는 분노의 단계, 원망하는 단계, 가족 특히 아내를 증요하는 단계도 있다. 그다음에 타협하는 모습도 있다. 일리치는 자기 과거의 삶을 전면 부정하면서 죽음에 이른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서 해방되는 그만의 방식이다.

"이반 일리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 중 하나는 거짓이었다. 그가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병이 들었을 뿐이고 안정을 취하고 치료만 잘한다면 곧 아주 좋아질 것이라고 모두들 뻔한 거짓말을 해댔다."

 

일리치는 나날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문병오는 사람들이나 아내와 딸이 곧 좋아질 거라고 하는 상투적인 말에 넌더리를 낸다. 그는 뻔한 거짓말에 치를 떤다. "이제 그만 거짓말은 집어치워. 내가 죽어간다는 건 당신들이나 나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차마 입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속으로 절규한다. 그리고 톨스토이는 썼다. "그 주변의, 그리고 그 자신의 이런 거짓말이 이반 일리치의 생의 마지막 순간들을 해치는 가장 무서운 독이었다."

 

닥터 엘리자베스 로스는 <죽음과 죽어감>에서 환자가 죽음에 임박하면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세계와 자신을 분리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때 가족이나 의료진들이 곁에서 환자를 지켜봐주고, 대화를 나누면서 외로이 죽음을 맞지 않도록 돌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리치는 투병 중에 아내와 점점 사이가 멀어진다. 실제 톨스토이도 이 작품을 쓰던 무렵 아내 소피아와 사이가 가장 안 좋았다고 한다. 소피아와 행복했던 시절은 겨우 신혼 초였고, 이후 점점 사이가 멀어져 갔다. 톨스토이는 결혼 생활이란 것이 이반 일리치가 침대에 누워 있을 때 들었던 말처럼 남들에게 행복한 척 해야 하는 뻔한 거짓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톨스토이는 말년에 결혼과 가정을 철저히 부정하게 된다. 그는 1910년 10월 집과 아내를 떠나 가출했고, 11월 시골역 역사에서 쓸쓸히 숨을 거뒀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저/이순영 역
문예출판사 | 2016년 07월

 

죽음과 죽어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저/이진 역
청미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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