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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 초현실주의 화가 레메디오스 바로(Remedios Varo, 1908~1963)

 

아래 그림에 붙여진 설명은 바로(Varo) 자신이 쓴 것입니다. 총 32장의 그림을 두 회에 나누어 게재합니다.

 

Revelación El relojero (계시 또는 시계 기술자) 1955 메소나이트에 유채 71*84cm 개인 소장

 

이 그림은 시간을 다룬 작품이기 때문에 시계 기술자(그는 어떤 의미에서 우리들 일상의 시간을 나타낸다)가 그려져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창문에서 '계시'가 나타나고, 갑자기 시계 기술자는 여러 가지의 모든 일을 이해합니다. 그는 놀라움과 깨달음의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그의 주변에는 많은 시계가 있으며 모두 같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는데, 각각의 시계 속에 서로 다른 시대의 동일 인물이 들어 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다른 시대의 옷을 입혀 이 효과를 표현해 보았습니다. 마치 감옥처럼 시계의 창 어느 것에나 쇠창살이 끼워져 있습니다. 

 

Ermitaño (은자隱者) 1955 진주층에 있는 메소나이트에 유채 91*40cm 개인 소장    

 

이것은 속세를 떠나 초야에 묻혀 사는 사람, 은자입니다. 그는 우리들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곳에 존재합니다. 그의 몸은 위로 향한 삼각형과 아래로 향한 삼각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에 따라 꼭짓점에 여섯 개의 별이 만들어집니다. 그것은 고대 밀교의 교의로 시간과 공간의 상징입니다. 그가 활짝 열어젖힌 가슴속에는 조화를 상징하는 음양의 기초가 있습니다. 이것이 그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징(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생각됩니다)이라고 강조되는 이유는 원 안에 봉해져서 균형과 마음의 평정을 의미할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l flautista (피리 부는 사람) 1955 진주층에 있는 메소나이트에 유채 77*95cm 개인 소장    

 

이 피리 부는 사람은 피리의 음색과 충격으로 돌을 들어 올려 팔각형의 탑을 쌓습니다. 돌은 오래된 화석입니다. 탑은 다소 모호하고 잘 알아볼 수 없지만, 8의 논리를 상징하는 팔각형입니다(이 논리는 어느 밀교의 교의로 대단히 중요합니다). 탑의 반쪽은 윤곽선으로만 그려져 있어서 투명합니다. 탑을 세우려고 하는 사람이 상상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Robo de sustancia (몸 도둑) 1955 캔버스에 유채 58*82cm

 

뒤에 있는 인물이 앞에 있는 다섯 사람의 몸을 박탈했기 때문에 튜닉(헐렁하고 긴 의복) 속이 텅 비어 있습니다.

    

Roulotte (이동주택) 1955 메소나이트에 유채 90*60cm 개인 소장  

 

이 이동주택은 진실하고 조화가 잘 이루어진 가정을 나타내고 있으며, 내부가 거의 모두 들여다보입니다. 이 집은 어디든 즐겁게 이동할 수 있는데, 남자는 집을 조종하고 여자는 안심하고 음악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Simpatia (감응感應) 1955 캔버스에 유채 95*83.5cm 개인 소장

 

이 부인의 고양이는 테이블에 뛰어올라 와서 위에 있는 물건을 모두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지만 나처럼 고양이를 좋아하는 인간은 참고 견뎌야만 합니다. 고양이를 쓰다듬자 굉장한 불꽃이 튀면서 거대하고도 대단히 복잡한 전기 장치가 형성됩니다. 불꽃과 전류가 부인의 머리에 닿자마자 그녀는 파마를 하게 됩니다.

 

Hallazgo (발견) 1956 캔버스에 유채  78*69cm

 

오랜 세월 동안 방랑을 한 결과, 마침내 이 여행자들은 뒤쪽에 있는 작은 숲에서 알이 굵은 진주를 발견합니다. 화려하게 빛나는 작은 구슬은 내부의 조화를 나타내고, 여행자들은 더욱 고차원적인 정신 수준에 닿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La Tejedora de Verona (베로나를 짜는 사람) 1956 캔버스에 유채 43.5*28.5cm 개인 소장

  

이 그림이 말하는 내용은 너무도 명백합니다. 뜨개질을 하고 있는 부인이 인물을 만들고 있으며, 완성된 인물은 창문으로 날아오릅니다.

 

Tres destinos (세 가지 운명) 1956 메소나이트에 유채 90*108cm 개인 소장

   

이 세 사람은 각자가 평온하게 자신의 세계에 몰두해 있어서 다른 사람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잡한 기계에서 도르래가 나와 세 사람을 휘감고 움직이게 합니다(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고 믿는 듯합니다). 한편 그 기계를 추진시키고 있는 것은 모든 장치를 움직이는 하늘의 별에 연결되어 있는 도르래입니다. 별은 이들 인간의 운명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러한 사실을 눈치 채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운명은 서로 얽혀 있습니다. 어느 날 그들의 인생이 서로 교차하게 되겠지요.

 

Au bonheur des dames (부인들의 행복을 위해) 1956 메소나이트에 유채 88.6*60.3cm 개인 소장

  

최악의 기계화에 빠진 인간들이 부인들 육체의 모든 부분을 작은 바퀴 등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가게에서는 다 쓴 부분을 바꾸기 위한 모든 부품들을 팔고 있습니다. 이것이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마치 기계처럼 곤충, 특히 개미가 되려 하는 우리들 시대의 인간 모습입니다.

 

El malabarista o El juglar (마술사) 1956 진주층에 있는 메소나이트에 유채 91*122cm  

 

이 마술사는 속임수와 색채와 생명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지붕이 있는 집시 마차에 여러 종류의 희한한 물건과 동물들이 있습니다. 그의 앞에는 똑같은 사람들의 집단이 있습니다. 집단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하기 위해 그들은 케이프 즉 각자의 머리만 내밀 수 있도록 구멍이 뚫린 한 장의 거대한 회색 천을 공동으로 입고 있습니다. 그들은 머리도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모두 똑같아 보입니다.

 

Armonia (조화) 1956 메소나이트에 유채 76*94cm 개인 소장 

 

이 인물은 모든 것을 이어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실을 발견하려 합니다. 그래서 금속 실로 만든 오선에 가장 단순한 물건부터 그 자체로도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는 수학 공식을 적은 종이 쪼가리까지 온갖 사물들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일단 그가 갖가지 사물을 배치하면 오선지 악보에 있는 음자리표에서 바람이 불고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그 음악은 조화로울 뿐만 아니라 객관적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만약 그가 의도한다면 오선의 주변에 존배하는 모든 물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벽에서 나타나는 인물은-그를 도와줍니다만-우연(모든 발견에 따라다니는 요소입니다)을 나타내지만 그것은 객관적인 우연입니다. 나는 '객관적'이란 말로 그것이 우리들의 세계 바깥에 있는 것, 즉 우리들의 세계를 초월한 것이라고 시사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세계인 현상의 세계보다는 오히려 원인과 근거의 세계와 이어져 있습니다.

 

Tailleurpour dames (부인복을 짓는 양장점) 1957 캔버스에 유채 77*95cm

 

부인복을 만드는 양장점의 쇼룸입니다. 중앙의 모델이 입고 있는 옷은 여행복으로, 매우 실용적이며 등 뒤는 배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옷을 입은 사람은 강이나 바다에 도착했을 때 그대로 눕기만 하면 됩니다. 머리 뒤쪽에 방향키가 달려 있어서 리본을 잡아당기기만 하면 조종할 수 있습니다. 리본은 가슴까지 내려와 있고 거기에 나침반이 매달려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옷의 장식이기도 합니다. 지면이 딱딱한 경우에는 달려가며 옷깃은 작은 돛의 역할을 합니다. 지팡이에도 같은 모양의 돛이 말려 있어서 펼칠 수 있습니다.

 

그 뒤에 앉아 있는 모델이 입은 것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혼잡해서 유리잔을 올려놓을 자리도 앉을 장소도 없는 칵테일 파티에 입고 가는 옷입니다. 또한 스카프는 이상한 천으로 짜여 자유자재로 굳어지며 의자로도 변신합니다. 가장 오른쪽 모델의 드레스는 미망인용입니다. 샴페인처럼 거품이 일어난 천으로 지어진 옷으로 작은 주머니가 있고 그 속에 작은 독약 병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옷의 끝단은 파충류의 꼬리로 되어 있습니다.

 

양장점 주인의 얼굴은 가위 모양으로 그려져 있고 그는 자신의 그림자를 감당할 수 없어서 천장에 핀으로 고정해 놓아야만 했습니다. 모델을 보고 있는 손님은 좌우로 반복되어 있는데 세 벌의 드레스 중 어느 것을 골라야 좋을지 결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양측으로 투명하게 똑같은 부인상을 그린 것은 그녀가 망설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Vagabundo (방랑자) 1957 메소나이트에 유채 56*27cm 개인 소장  

 

이 그림은 내 작품 중 가장 훌륭한 것에 속합니다. 여기에 방랑자를 위한 옷의 디자인이 있습니다만, 이 경우 방랑자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것은 대단히 실용적이고 착용감이 좋은 옷입니다. 이동 수단으로 앞바퀴가 달려 있으며 지팡이를 들어 올리면 멈춥니다. 의복은 밤이 되면 철저하게 닫히고 열쇠를 채우는 자그마한 문까지 있습니다. 의복에는 몇 군데인가 나무로 만들어진 부분이 있는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남자는 자유로운 상태가 아닙니다. 옷의 한쪽은 벽감처럼 움푹 들어가 있어 거실로 사용할 수 있습. 거기에는 초상화가 걸려 있고 책들도 있습니다. 방랑자의 가슴에 걸려 있는 화분에는 장미꽃이 피어 있는데, 그것은 그가 이 숲에서 만난 그 어떤 식물보다도 멋있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초상화, 장미(현실의 집에 있는 작은 정원에 대한 향수를 상징합니다)와 자신의 고양이가 필요합니다. 즉 그는 완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Retrato del doctor lgnacio Chavez (이그나시오 차베스 의사의 초상) 1958 메소나이트에 유채 93*61cm 개인 소장

 

이것은 차베스 의사의 의뢰를 받아 그린 그림입니다. 결정으로 이루어진 동굴에 있는 인물이 의사 본인입니다(나는 그의 얼굴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들을 그렸는데, 실제 얼굴을 그릴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그가 종사하는 일에 수행자다운 점이 있을 것이라 가정하고 나는 그에게 수행자풍의 옷을 입혔습니다. 그는 손에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협곡에서 그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의 심장 위치에 작은 문이 있어, 그녀들이 지나칠 때 의사는 문에 열쇠를 돌려 엽니다. 이들 인물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꼭둑각시 인형과 같아서 팔꿈치와 무릎과 발꿈치의 작은 바퀴에 이어진 실과 별자리인 게자리별에 이어진 실로 움직입니다. 고대 생리학 책에 따르면, 다시 말해 내가 읽은 여러 권의 책에 의하면 이 별자리는 심장과 관련된 질병과 사항을 제어하고 있습니다. 

 

 Sea usted breve (간결할 것!) 1958 캔버스에 유채 72*14cm

 

이 그림에서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부인은 손에 부적을 쥐고 걷고 있습니다. 그녀의 모자는 작은 구름인데, 뒤로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뒤쪽에 있는 집 2층 오른쪽에는 말이 살고 있습니다.

 

레메디오스 바로, 연금술의 미학

레메디오스 바로 저/탁인숙,함은주 공역
다빈치 | 200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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