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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에 어떤 가난한 사람이 있어 늘 성안을 돌아다니며 구걸을 했다. 성안 사람들은 그의 구걸이 너무 잦다고 여겨 그에게 더 이상 밥을 주려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는 당시 부잣집 전씨의 마구간으로 가서 말을 치료하는 마의(馬醫)를 따라다니며 잡일을 해서 먹을 것을 얻었다.

 

성안의 사람들이 그를 놀렸다.

“마의나 따라다니며 밥을 얻어먹는 게 부끄럽지도 않소?”

 

그는 이렇게 대꾸했다.

“천하에 부끄러운 일 가운데 구걸보다 더한 것이 없소. 하지만 나는 구걸도 부끄럽다고 여기지 않았는데, 어찌 마의를 따라다니며 밥을 먹는다고 부끄러워하겠소?” 

 

열자

열어구 저/정유선 역
동아일보사 | 201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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