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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게오르그 루카치  (Georg Lukacs, 1885~1971)

 

미적인 것의 특성》(Die Eigenart des Asthetischen, 1963)

 

  

 

1

작은 지면에 루카치의 생애를 담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다만 그가 1885년 413일에 나서 197164일에 죽은 헝가리 태생의 마르크시스트 철학자라는 것만을 언급한 채, 1957년에 집필이 시작되어 1963년에 출판된 그의 미학이론의 집대성인 저작으로 직접 들어가 보기로 한다.

 

전생애에 걸친 미학적 탐색의 결실인 미적인 것의 특성』(국내에는  루카치 미학』(전4권)으로 출간)은 실상 미학에 관한 보다 긴 논저의 제1부에 불과하다. 2부는 예술작품의 구조를 예술작품과 미학적 행동의 이름아래 보다 구체적인 형식으로 논의할 예정이었고, 3부는 사회 역사적 현상으로서의 예술에 관한 것으로 계획되었다. 비록 제1부만 완성되고 말았지만, 루카치는 이 제1부를 자족적인 것으로 인정한다. 두 권으로 구성된 1부만도 워낙 방대하여 짧은 글로 이를 소개하기란 무모한 일에 가깝다우선 목차만이라도 소개하여 그 전체적 윤곽이나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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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언

1장 일상생활에서의 반영의 문제

. 일상적 사고의 일반적 성격

. 구별의 원리들과 단초들

2장 과학에서 보이는 반영의 탈신인동형화

. 고대에서 이루어진 탈신인동형화적 경향의 의미와 한계

. 근대에서 이루어진 탈신인동형화의 모순에 찬 비약

3장 예술의 일상생활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원칙적인 선행질문

4장 미학적인 현실반영의 추상적 형식들

. 리듬

. 대칭과 균형

. 장식술

5장 미메시스의 문제들: 미학적인 반영의 출현

. 미메시스의 일반적인 문제들

. 마술과 미메시스

. 미학적인 범주들의 마술적인 미메시스로부터의 자발적인 출현

6장 미메시스의 문제들: 예술적인 세계파악에 이르는 길

. 구석기시대의 동굴벽화들에서 보이는 세계상실성

. 예술작품들의 세계파악의 전제조건들

. 예술작품들의 고유세계의 전제조건들

7장 미메시스의 문제들: 미학적인 반영에 이르는 주체의 경로

. 미학적인 주체성의 선행질문

. 外化와 주체 속에로의 퇴각

. 개별적인 개인으로부터 인류의 자의식에로

8장 미메시스의 문제들: 예술작품들의 고유 세계

. 미학적 영역(작품, 장르, 예술 일반)의 연속성과 비연속성

. 동질적인 매체, 전체적인 인간과 인간 전체

. 동질적인 매체와 미학적 영역의 다원성

9장 미메시스의 문제들: 예술의 탈물신화적 사명

. 인간의 자연적 환경(공간과 시간)

. 애매한 대상성

. 내재성과 본체성

. 인과성 우연, 그리고 필연성

10장 미메시스의 문제들: 미학에서의 주관-객관관계의 일반적인 특징들

. 핵심 또는 표면으로서의 인간

. 미학의 일반적인 범주로서의 카타르시스

. 수용적인 경험의 추적

11장 신호체계'

. 현상의 고쳐쓰기

. 생활에서의 신호체계'

. 간접적인 지시(가축, 병리)

. 미학적 행동에서의 신호체계'

. 시적 언어와 신호체계'

12장 특칭성의 범주

. 특칭성, 매개와 중간

.미학적 범주로서의 특칭성

13장 즉자-대인-대자

. 과학적인 반영에서의 즉자와 대인(Furuns)

. 대자적인 존재(Fursichseiendes)의 예술작품

14장 미학적인 미메시스의 경계문제

. 음악 . 건축 . 공예 . 정원 . 영화

. 감각적 괘감의 문제 영역

15장 자연미의 문제들

. 윤리학과 미학 사이

. 생활요소로서의 자연미

16장 예술의 해방투쟁

. 해방투쟁의 근본문제와 근본단계

. 비유와 상징

. 일상생활, 특정한 개인과 종교적인 요구

. 해방의 기초와 전망

 

이상에서 본대로 그의 미적인 것의 특성은 광범위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방대한 저술이다. 이러한 방대성은 독자들과의 거리를 소원하게 마드는 데,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루카치는 페헤르(Ferenc Feher)에 의한 축약을 승인했을 것이다.

 

이에 따라 루카치의 미적인 것의 특성2가지 판본으로 존재한다. 하나는 전집의 제11권과 12권으로 들어 있는 완본이요(Neuwied und Berlin, Hermann Luchterhand Verlag, 1963) 다른 하나는 문고본이다(Neuwied und Berlin, Hermann Lchterhand Verlag, 1972). 문고본에는 제4, 10, 11, 12, 13장의 , 14장의 Ⅱ~Ⅴ절이 생략되어 있다. 이 문고본의 제목은 미학으로 간소화되어 있다.

  

3

이처럼 방대한 저술이지만 굳이 그 핵심개념을 추출해 보라면, 우리는 그것을 특칭성(Besonderheit)의 범주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미학의 중심 범주로서 인정되는 이 범주 속에 미적인 것의 구조적인 본질이 가장 적합하게 표현되어 있다고 루카치는 선언한다. 이미 다른 논문들에서도 언급된 바 있는 이 범주는 다른 부분들에 대한 설명과 밀착되어 있다.

 

우선 루차키는 예술을 일상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 마술과 종교로부터 구별하는 데, 특칭성의 범주는 이러한 구별과 밀접히 연관된다. 루카치는 예술작품은 어떤 의미에서 현실의 반영이라고 하는데, 그가 말하는 미메시스는 이를 광범하게 지칭한다. 물론 그는 일상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 역시 현실을 반영한다고 본다. 물론 양자는 정도에서 크게 차이난다.

 

그는 이를 일상적인 신인동형화의 형식들로부터 보다 높은 단계로의 이행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요컨대 전자가 개칭적인 것에 관계한다면, 후자는 전칭적인 것에 관계한다. 이에 반해 예술의 반영은 특칭적인 것에 관계하는 것에 의해 양자와 구별된다. 전형의 창조가 그 구체적인 표현이 된다. 이때 반영이란 단순히 사진과 같은 복사가 아니라 외계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요 매개일 수밖에 없다.

 

예술에서는 내용과 현실의 불가분리한 성태로 결합해 있으면서, 현실, 좀더 엄격히 말해서 눈앞의 현실 속에 잠복해 있는 다음 단계의 현실이 반영된다. 루카치에 따른다면 예술가, 특히 작가는 다음 단계에 제한되어 있는 사회의 구체적인 전망을 예견해야 한다. 이처럼 단순한 수동적 복수가 아니라 일종의 태도결정(Stellungsnahme)이기 때문에 예술은 그 말의 가장 넓은 의미에서 인간의 정서를 환기하고, 이러한 본질적인 것의 선택은 자연히 인간들로 하여금 자신은 물론 자신과 관계맺고 있는 외계에 대한 그림을 확장하고 심화하는 새로운 경험들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특징으로 인해 직접적인 사회적 목표들을 위해 생산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예술작품은 세계의 변혁을 위해 유효하다. 자아인식을 향한 정확한 충동은 인간을 세계속으로 인도하며, 동료인간들, 그들이 활동하는 사회, 그들의 행동영역, 활동의 기초 및 본성을 알게 한다.

 

예술이 신인동형적이라는 점에서 종교와의 관계가 문제된다. 그러나 예술이 가지고 있는 인간중심적 성격, 차안성(Diesseitigkeit)에서 양자는 확연히 구별된다. 루카치는 종교는 마술과 마찬가지로 초월적인 것을 다룬다고 주장한다. 루카치는 예술가가 스스로 초월적인 무엇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관객이 그를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루카치는 예술가들의 견해가 그들이 그에 관해 말하는 것으로부터가 아니라 그들의 작품의 본성으로부터 유래될 수 있을 뿐임을 강조한다.

 

루카치가 50여 년에 걸쳐 노력해 왔던 일종의 평생계획이라 할 그의 미적인 것의 특성은 마르크스, 엥겔스 그리고 레닌, 더 나아가 프란츠 메링 등이 비록 단편적이나마 노력했다 할지라도 마르크시즘미학을 위해 최초로 놓여진 확고한 기초로 평가된다.

 

한때 교조주의적 성향에 굴복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으나, 그가 평생토록 지키고자 했던 별동대원칙과 당성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이 미학 이론은 그만큼 좌우의 극단적 경향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베이컨, 스피노자, 비코, 디드로, 싱씽, 괴테 그리고 누구보다도 헤겔과의 연결점을 스스로 마련하면서 이 미적인 것의 특성은 오늘날의 미학을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현대적 고전이라고 불리기에 넉넉하다. 예술의 상대적 자율성을 인정하면서도 사회적 실천과의 거리가 될수록 좁히려던 그의 이론적 노력에 대한 평가는 이 지면으로는 벅찬 노릇이다.

 

김문환 (전 서울대 인문대 조교수·미학)

 

루카치 미학 1

게오르크 루카치 저/이주영 역
미술문화 | 2000년 12월

 

루카치 미학 2

게오르크 루카치 저/이주영 역
미술문화 | 2000년 12월

 

루카치 미학 3

게오르크 루카치 저/임홍배 역
미술문화 | 2002년 04월

 

루카치 미학 4

게오르크 루카치 저/반성완 역
미술문화 | 200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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