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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나라 백공 승(勝)이 반란을 꾀하고 있었다. 조회가 끝나고 우두커니 서 있을 때 지팡이를 거꾸로 짚었는데, 지팡이 끝의 뾰족한 부분이 턱을 꿰뚫어 피가 땅에 흐르고 있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정나라 사람들이 그 얘기를 듣고서 말했다.

“자기 턱까지 잊어버릴 정도라면 무엇인들 잊지 않겠는가?”

 

마음을 집중할 때는 길을 걷다가 발이 그루터기에 걸리거나 구덩이에 빠져도 알지 못하고, 서 있는 나무를 머리로 들이받더라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법이다.

 

* *

 

옛날 제나라에 황금을 탐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른 아침 그는 의관을 단정히 하고 시장에 가서 황금을 파는 상점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태연히 황금을 훔쳐서 밖으로 나왔다.

 

관리가 그를 붙잡아 심문했다.

“사람들이 모두 지켜보는데도 황금을 훔쳤다니 어찌 된 것이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황금을 가지고 나갈 때 사람들이 있었다고요? 그때 제 눈에는 황금만 보였는데요?” 끝.

 

열자

열어구 저/정유선 역
동아일보사 | 201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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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eunbi

    사실 논형과 열자를 읽던 중 사랑지기님의 이 연재(?)를 매일 봤습니다... 그래서 열자는 덮어버렸지요. 매일 한 꼭지 읽는게 훨씬 마음에 들어오더라구요... 그동안 정말 잘 읽었습니다...^^

    2019.10.08 13:2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사랑지기

      ㅎ 은비님 너무 감사합니다~ 저도 글 올리면서 더 세심히 보게 되더군요~ ^^

      2019.10.08 14:51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