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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권이 바뀌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가

[도서] 왜 정권이 바뀌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가

신재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책을 냈다. 그는 2012년 행정고시(57)에 합격, 2014년 공직에 입문했다. 20154월부터 20187월까지 기재부에서 근무했다.

그는 20173월부터 국고금 총괄 업무를 맡았고, 20183월부터 국고국 총괄 서기관이 공석일 때 한동안 그 업무를 내정자와 함께 나누어 맡기도 했다. 재직 중에 내부 고발(KT&G 문건을 MBC에 제보)을 했었고, ‘소신이 반영되지 않은 불만에서 폭로한 게 아니라 근본적이고 고질적인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공론화시키고자 했다.

퇴직 후 20181229일부터 201912일까지 모교인 고려대 인터넷커뮤니티 등을 통해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과 KT&G 사장 교체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기재부는 201912일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금지 위반과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신 사무관은 13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기고 잠적했다가 서울의 한 모텔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2월 퇴원했다.

한편 기재부는 2019년 410일 신 사무관에 대한 고발 건을 취하했다. 사실 취하하게 된 내막은 이렇다. 기재부는 당초 고발 전 두어 군데 법무 법인에 법률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모두 위법의 소지가 없다는 답변이 왔으나, 어쩐 일인지 고발을 강행했던 것이다. 검찰은 그해 430언론에 유출한 문건이 공공기록물이 아니고 신 씨의 폭로가 국가기능에 위협을 주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면서 불기소 처분 결정을 내렸다.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고발을 취하하면서 신 전 사무관이 건강을 회복하고 사회로 복귀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고발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치 신 사무관의 건강을 생각해서 그런 것처럼 말했으나, 실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기 전에 먼저 취하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고발 건을 100일 가까이 끌고 갈 필요가 없었다.

신 사무관은 1년 여 시간 동안 절치부심했음일까? 이번 책에서 폭로 당시 하지 못했던 말을 이어간다그는 책에서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청와대가 또 하나의 강력한 정부 역할을 하면서 행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같은 정책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쉽게 뒤집는 국회의원의 행태도 꼬집는다. 이외에도 행정부 공무원들과 언론의 문제점, 정부 정책 수립과 집행 과정의 근본적 결함, 재정 관리와 예산 관리 등의 맹점을 고발한다그는 현재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고 있다.

내부 고발, 특히 청와대와 정권이 얽힌 건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지대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또한 내부 고발은 자신이 함께 했던 사람과 조직에서 배신자라는 낙인을 받고 삶의 방향이 바뀌는, 개인사에서 큰 일 중의 하나다. 나는 그간 내부 고발 차원에서 나온 책들을 꾸준히 읽어왔다. 내 나름 작은 응원이기도 하다.

나는 저자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고사성어 청출어람(靑出於藍)’이다. 이 말은 유가에서 이단자 취급을 받았던 순자가 한 말이다. 순자』 「권학편을 보면 배움이란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 청색은 그것을 쪽빛에서 취했지만 쪽빛보다 푸르고, 얼음은 물이 그렇게 된 것이지만 물보다 차다(學不可以已. 靑取之於藍, 而靑於藍, 氷水爲之, 而寒於水).”라고 했다. 순자는 학문에 정진하여 자신을 이단자 취급했던 유가에 보란 듯이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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