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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로 떠난 간호사

[도서] 아랍에미리트로 떠난 간호사

윤혜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런 사람 이야기 참 반갑다. 자신의 꿈을 찾아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그럼 사람. 저자 윤혜진 씨는 현업 간호사다. 그녀는 한국에서 간호사로 4여 년간 임상 경력을 쌓은 뒤, 다른 길을 찾아 이국으로 떠났다.

 

저자는 현재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있는 한 병원의 신경외과 중환자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간 7년 동안의 간호사 생활 동안 자신이 이룬 성과를 한 권으로 정리했다올해 29살을 맞았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가려면 매번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어떠한 장애물과 역경이 발생해도 안 되면 다른 방법으로 시도하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헤쳐 나아갈 수 있다. 온전히 본인만의 선택으로 이뤄진 길이기 때문에, 힘든 시련이 와도 유연하게 다른 방법을 찾아 충분히 나아갈 수 있다.” - 59

 

책은 저자가 한국과 아부다비 병원에서 일하며 느끼고 배운 것들을 솔직담백하게 쓴 에세이다. 그렇다면 한국과 아부다비에서의 병원 일은 어떻게 다를까?

 

저자는 한국 병원에서 수 간호사 중심으로 움직이는 권위와 서열 그리고 태움의 문화 등 여러 부정적인 측면을 경험했다. “한국 병원에서 일할 때를 돌이켜보면 그리 좋지 않은 기억이 사실 더 많다.”(127) 3년제 간호전문대를 졸업한 저자의 이력도 무시할 수 없다. 간호사 사회에서 3년제와 4년제 출신 간에는 엄연한 벽이 존재한다.

 

하지만 아부다비에서는 전혀 달랐다. 수평적인 문화, 의사와 간호사의 동등한 관계 등 한국에서 느꼈던 압박과 갑질은 없었다. “현재 일하는 곳에서는 의사가 간호사보다 높은 신분이라고 여기거나 서열화하지 않는다.”(130)

 

현실에 안주하거나 주눅 들지 않는 저자의 면모는 책 구석구석에 여실히 담겼다. 파스퇴르가 그랬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저자의 도전 정신은 나를 책에 한껏 몰입되게 한다.

 

그녀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몇 가지를 준비했다. 우선 주말에 대학을 다녀 4년제 학사를 취득했다. 이어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간호사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자격증을 땄다. 우선 NCLEXCCRN.

 

NCLEX (National Council Licensure Examination)는 미국 간호사 자격시험이다. 우리나라 간호사가 미국 병원에 취업하려면 국내 자격증이 인정되지 않아 NCLEX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의사라면 USMLE (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를 통과해야 한다.

 

CCRN (Critical Care Registered Nurse)은 우리나라의 중환자전문간호사와 비슷한 미국 전문간호사 자격증이다. 우리나라도 전문간호사제를 운영하고 있다. 중환자전문간호사를 비롯하여 가정, 감염관리, 노인, 마취, 보건, 산업, 응급, 정신, 종양, 호스피스, 아동, 임상 등 13종이다. 참고로 'RN'은 간호사를 뜻한다. 의사를 'MD'라고 하듯이.

 

우리나라에서 전문간호사 자격을 얻으려면 간호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3년 이상의 임상 경험을 쌓고 대학원 석사과정(전문간호사 과정) 이상을 수료한 다음,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는 전문간호사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자격증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으니 바로 영어다.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일반 영어도 필요하고, 환자 상태와 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전문 영어도 필요하다.

 

우선 역량을 키워야 했다. 그들보다 더 많이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적어도 내가 무슨 생각과 지식을 가지고 간호 수행을 했는지, 그 결과 환자를 낫게 할 당당한 요구를 할 수준이 되는 것이 목표였다.” - 128

 

내가 특히 흥미롭게 읽은 대목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무슬림 사람들이 가진 DNR에 대한 인식이었다. DNR‘Do Not Resuscitate’의 약어로, ‘소생술 거부라는 뜻이다. 죽음을 앞둔 환자가 위독할 때 심폐소생술(CPR)이나 후두경 삽관 같은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저자에 따르면 무슬림 사람들은 죽음을 선택하고 준비하기보다 신에게 맡긴다. DNR를 설명하면 고개를 저으며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저자는 무슬림 사람들이 환자를 살릴지 말지 여부를 결정하는 서류에 서명을 하는 것은 신의 뜻을 어긴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표시한다.

 

DNR에는 환자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심장이 멈추더라도 소생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공격적인 CPR을 하지 않고 편안히 죽음을 맞게 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간호사라는 직업이 사람을 살리는 일과 동시에 실질적 평화 속에서 죽음을 안내하는 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167)

 

다른 하나는 20203월 무렵 아부다비에 여행을 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객지에서 남편을 잃은 러시아 부부에 관한 이야기다. “이 바이러스가 너무 싫고 미웠다. 눈에 보이기라도 하면 당장에라도 밟아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177~178)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정성, 환자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이렇듯 환자 중심의 태도는 전문가로서 저자가 지닌 프로 정신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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