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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 권리

[도서] 치료받을 권리

티머시 스나이더 저/강우성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예일대애서 역사를 가르치는 티머시 스나이더 교수는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반 사이 입원해 있으면서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막 시작된 20191229일은 나의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었다. 간에 야구공만 한 농양이 있었고, 염증은 핏속으로 스며들어 있었다.” - 프롤로그에서

 

미국의 보건의료는 우리와 달리 전국민 의료보험이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거주지 혹은 인근에 있는 민영 보험사와 조합 방식의 계약을 맺어야 한다. 보험사마다 보험료가 천차만별이다. 납입 보험료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의 내용과 품질도 상이하다. 더욱이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사람도 무려 37백만 명에 이른다.

 

원래 오바마 대통령 시절 전국민이 2014년까지 의무가입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오바마 케어가 추진됐다. 하지만 트럼프 이후 탈퇴율과 미가입자 수가 증가해 왔다. 특히 MZ세대, 흑인, 히스패닉, 저소득층에서 미가입률이 두드러졌다.

 

폭군은 질병을 기회로 여겨, 자신을 삶과 죽음의 합법적 중재자로 내세운다. 트럼프는 납세자의 세금으로 구입된 자원들을 자신을 향한 주지사들의 충성도에 따라 배분되게 했다. 연방정부는 스스로 초래한 대학살로부터 발을 뺐고, 각 주에서 의료 자원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분투하라고 지시했다.” - 134

 

보험은 건강할 때 만약을 위해 들어두는 대비책이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드니 보험을 들지 않지만, 사고나 질병으로 몸이 아프면 파산하는 악순환에 내몰린다.

 

이러한 상업적 의료체계는 어떤 것일까? 이 책이 지닌 가치는 합리적 이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교수가 객관적으로 미국의 보건의료와 접하며 실제 체험한 것들을 과감 없이 보여준다는 데 있다.

 

이 책은 내가 마지막 순간의 외로움에 맞서 분투할 때 일기에 남겼던 얼마 안 되는 메모에서 비롯되었다. 그때 갈망했던 몇 주만 더의 생을 지금 나는 얻었고 그래서 책을 썼다. 더 작아지긴 했지만, 간에는 아직도 구멍이 하나 있다. (중략) 내 몸에 난 아홉 개의 구멍은 이제 흉터의 별자리를 이루고 있다.... 통증과 함께 나는 잠시 후 이 책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체념의 증표가 아니라 회복의 표시로서” - 197

 

책은 병상 일기와 사회 비판이 결합된 형식을 보인다. 저자는 의사인 장인과 많은 대화를 주고 받으며 현 미국의 보건의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살펴본다. 가령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미국의 초기 대응은 미숙했다고 질타한다.

 

“2020년의 경제적 파탄은 사실상 공중보건의 위기였지만 의사들 어느 누구도 조언을 하기 위해 모이지 않았다. 구제책이 논의되고 있을 때, 우리는 합당한 자금 운용에 대해 의견을 내는 의사와 간호사를 방송에서 보지 못했다. 연방정부는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마스크, 방호복, 산소호흡기 같은 것들을 구입하지도 않으면서 2조 달러를 지출했다. 3월 초에 들어서자, 미국에서 생산된 마스크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었다.” -162

 

이외 민영 의료가 주도하는 미국 보건의료시스템의 문제점도 조목조목 비판한다. 가령 코로나19 유행시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이유도 추가 병상을 두면 그 만큼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맹장수술을 받거나 아이를 낳은 산모들이 너무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 이유도 병상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저자의 관점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의 절대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는 의료보장이 선택적 권리가 아니라 보편적 인권의 문제이며 누구나 차별 없이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건강 없이 자유로울 수 없고, 앎 없이 건강할 수 없다. 이 앎은 개별 인간 혼자의 힘으로는 생성시킬 수 없다. 우리에게는 진실의 가치에 대한 광범위한 믿음, 진실을 밝히는 일에 전념하는 전문가들, 그들을 뒷받침해줄 튼튼한 제도들이 필요하다.” -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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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부자의우주

    미국보다 조금 더 사회주의적 기본 의료를 도입한 한국이 의료 천국이라는 얘기를 듣는 이유가 떠오르네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장점을 잘 조합해서 문제점을 더 줄여나가기를 기대해봅니다. 예를 들어 암이나 뇌수술, 또 돈이 많이 들고 명의를 찾게 되는 치료도 수준이 높고 비용과 기간 등이 절감되면 좋겠어요. 희망사항 적어봤습니다 ^^

    2021.07.24 07:5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사랑지기

      네 넘 좋은 의견이세요~ 주말도 잘 보내세요~ ^^

      2021.07.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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