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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시착의 연속에 있었다

바오밥나무들이 점등을 하는

비상활주로의 길 끝에 사막은 시작되었다

사막이 공간 이동으로 뛰어든 이유는

불시착의 그 처음이 발단이었다는 정도로 생략하겠다

그리하여 그리움이 사막을 메아리쳤다

 

파상공세를 퍼붓는 풀들에 쫓겨

앞마당에 왕마사를 깔고부터였다

사락사막

발자국 소리마다 사막이 전염되어 불려 나왔다

불시착한 철새들의 울음이 묻혀 있었다

홍고린엘스 노래하는 모래산이라는

남고비사막의 첫 밤처럼 저녁이 드리워지고

곧 하늘이 모자라게 별들이 뜰 것이므로

나는 보드카와 방랑의 담요를 두르고

사막의 밤으로 누울 것이다

 

밤하늘에는 불시착을 한 채

이 별에서 살아온 시간이 상영될 것이다

오 새드무비~

서툰 배역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고통스러웠다

잔기침쟁이 장미와 사막여우처럼

길고양이 룰랄라도 충분히 길들여진 채

이별의 적응기를 끝냈으므로 나를 떠나갔다 하여

염려하지 않기로 한다

엔딩 자막이 올라오며 점멸하는 활주로에

꽃을 피우지 못해 울던 사구아로 선인장의 곡성이

화면을 채울 것이다

 
 

어린 왕자로부터 새드 무비

박남준 저
걷는사람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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