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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리터의 피

[도서] 5리터의 피

로즈 조지 저/김정아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인간의 몸에 흐르는 피는 5리터다. 최근 피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2008년 빌 헤이스가 쓴 5리터에 이어 두 번째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빌 헤이스는 동성애자로 애인 스티브와 동거하고 있었다. 당시 스티브는 HIV 보균자였다.

 

빌 헤이스가 쓴 5리터에는 당시 에이즈가 창궐하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티브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들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영국 저널리스트 로즈 조지가 쓴 이 책은 원제가 ‘9 파인트(Nine Pint)’. ‘파인트는 영국과 미국에서 약간 달리 사용된다. 영국 파인트는 건량과 액량 모두 568.41를 뜻하지만, 미국 파인트는 1건량 파인트가 550.6이고, 1액량 파인트는 473.2이다. 어쨌든 저자가 5리터의 피를 ‘9 파인트라고 명명한 것은 빌 헤이스의 책과 차별을 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처음에 월경에 관한 주제로 책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시작했다가 피의 모든 면을 다루는 쪽으로 범위가 넓혀졌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의학, 과학, 역사, 문화, 종교, 철학 등 여러 분야를 섭력하면서 피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루게 되었다.

 

나의 혈액형은 O형이다. 내 피에 대해서 책을 읽으며 몇 가지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 O형은 항원이 없어 모든 혈액형에게 수혈할 수 있다. 이제 커피콩에서 추출한 효소를 이용하면 B형 혈액을 O형으로 바꿀 수 있다. O형은 콜레라에 잘 걸리는 반면, 말라리아에 걸릴 확률은 가장 낮다.

 

책은 크게 헌혈-수혈, 월경-생리대, 수혈로 감염되는 질환 그리고 큰 수혈이 요구(코드 레드)되는 응급구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자가 애초 준비하기 시작했던 월경-생리대에서 이야기가 헌혈과 수혈이라는 큰 줄기로 확장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재닛 마리아 본(왼쪽)과 퍼시 레인 올리버

 

특히 영국에서 헌혈-수혈 시스템의 토대를 마련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저자는 두 사람의 업적을 소개한다. 한 사람은 영국 의사 재닛 마리아 본(Janet Maria Vaughan)이요, 다른 사람은 영국 공무원 퍼시 레인 올리버(Percy Lane Oliver).

 

재닛은 1938년 현장에서 피를 뽑아서 수혈하는 혈액을 미리 채혈해 유리병에 비축해 두자고 제안했다. 같은 시기 퍼시는 자발적인 헌헐 기증 체계를 만들었다. 저자는 두 사람이의 업적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아마 의학계가 진실을 계속 의심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의 혈액 공급 체계가 비전문가와 정말 버릇없는 계집애의 어깨 위에 세워졌다는 진실을.”

 

월경과 관련하여 저자는 네팔과 케냐 등지에서 자신이 직접 보고 관찰한 것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가령 네팔에서 생리 중인 여성은 고스라고 부르는 헛간에서 지내거나, 케냐의 빈민가에 사는 소녀들 중 절반 정도가 생리대 살 돈을 위해 매춘을 하기도 한다.

 

한편 놀라운 사실은 1972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백인과 흑인·아시아인 등 유색 인종의 피를 나눠 사용했다는 점이다. 존스 홉킨스 같이 저명한 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처럼 저자는 치밀하고 꼼꼼하게 자료를 찾고, 고증을 구하며, 자신의 필력을 덧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펼쳐 보인다. 김정아 번역 작가의 표표한 솜씨도 한몫을 했다.

 

저자는 우리가 유전자를 편집하고 줄기세포를 키우고 수혈로 삶을 바꾼다지만, 피로 할 수 있는 일을 우리는 아직 다 배우지 못했다고 말한다. 우리는 피와 관련하여 더 나아갈 것이며, 더 놀라운 일이 펼쳐질 것이라고 단언하며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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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ena

    빌 헤이스의 책과 비교되는 책이긴 하죠. 빌 헤이스의 책이 체험담을 중심으로 넓혀갔다면, 로즈 조지는 역사와 과학에서 개인으로 넘어오는 느낌?

    2021.09.23 18:4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사랑지기

      에나님 의견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2021.09.23 20:1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