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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도서] 젤렌스키

앤드류 L. 어번,크리스 맥레오드 저/오세원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때가 2022224일이었고, 이 책의 한글판이 나온 것이 2022517일이었다. 석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원서가 나왔고, 우리말로 번역되기까지 했다. 지금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하 젤렌스키) 만큼 핫한 인물이 있을까?

 

책은 헝가리 태생의 호주 저널리스트 앤드루 어번과 그의 동료 크리스 맥레오드가 엮은 것이다. 러시아의 침공 전후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전쟁과 관련된 최근 뉴스, 전쟁을 막기 위한 유럽의 막전막후,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짜뉴스 퍼트리기와 같은 미디어 전쟁 등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뺴놓을 수 없는 것은 현재 이 전쟁을 이끌고 있는 젤렌스키가 과연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나는 그가 코미디언 출신이었다 대선에 나서 돌풍을 이끌었다는 단편적인 것 외에 더 알고 싶었다.

 

푸틴의 각본을 쓴 레베카 코플러는 추천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의 조지 워싱턴으로서 조국을 자유의 길로 이끌기 위해 자기 목숨을 잃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면 단지 연기자의 자아와 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감성의 허서에 이끌리는 것인가? 아마도 둘 다 어느 정도 사실일 것이다. 이 책에 쓰인 균형 잡힌 설명을 들으면 이 지정학적 새로운 스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젤렌스키는 1978년생으로 올해 40대 중반이다. 그는 시나리오 작가 올레나와 2003년에 결혼해 슬하에 딸 올렉산드라(17)와 아들 키릴로(9)를 두고 있다. 코미디언이었던 그가 어떻게 대권을 거머쥐게 되었을까?

 

그는 2015년에 시작해 2019년 종영한 TV 시리즈 <국민의 일꾼(Servant of the People)>에서 고등학교 역사 교사 역을 맡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드라마를 시청한 학생들은 교사 역의 젤렌스키가 부정부패에 찌든 정부를 상대로 활약하는 것을 보고 열광했다. 드라마를 녹화해 유튜브와 인터넷에 올렸다. 드라마는 시즌3편이 제작됐는데, 방송 당시 우크라이나 국민의 절반이 시청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사실 <국민의 일꾼> 시놉시스를 보면 젤렌스키의 미래를 예언한 것이기도 했다. 극중에서 부정부패에 찌든 정부를 비판하던 교사 골로보로드코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된 후 대중의 스타가 되었고, 인기에 힘입어 대선에 출마해 대통령까지 된다.

 


<국민의 일꾼> 포스터

 

20178월 시네마 이스캐피스트와 함께 한 인터뷰를 보면 <국민의 일꾼>이 왜 큰 인기를 끌었는지 잘 엿볼 수 있다. “우리의 부패 문제는 소련 시대에서 비롯되었고, 오늘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그 세대에요. 긍정적인 변화를 원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우리 쇼의 등장인물에서 그들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젤린스키는 2018년 드라마 이름과 같은 국민의 일꾼이라는 당을 창립하여 2019년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재선에 나선 현역 포로셴코 대통령과 맞붙여 총투표자의 73퍼센트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다.

 

하지만 당선 이후 젤렌스키는 국민들에게 별 인기가 없었던 모양이다. 2021년 말 지지율은 31퍼센트까지 떨어졌다. 러시아 침공 이후 키이우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항전하고 있는 그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은 3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 침공이 시작되기 직전 진지한 표정으로 푸틴에게 당신들이 우리를 공격할 때, 당신들은 우리의 등이 아니라 얼굴을 보게 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우리는 우리의 독립과 국가를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지지는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 전투기, 로켓과 대전차 무기 등 군사적 지원과 연료, 야전 식량 등 물품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가 20223월말 호주 의회 연설에서 남긴 말은 인상적이다.

흔히들 처벌하지 않은 악은 돌아온다라고 말합니다. 나는 이렇게 덧붙이고 싶습니다. ‘처벌하지 않은 악은 날개를 달고 전능함을 느끼며 돌아온다.’ 2014년에 세계가 러시아를 처벌했다면 2022년 우크라이나는 침공의 공포를 느끼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 끔찍한 실수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렇다. 그가 러시아 침공에 맞서 보인 불굴의 의지와 용기는 우크라이나 국민은 물론 서방 세계를 하나로 뭉치게 했다. 미국 주도의 나토에 맞서고 있는 중국, 인도, 이란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 일부에서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지만.

 

한편 2013년말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빅토로 야노코비치 대통령의 부정부패에 맞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일으켰다. 강경한 진압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자 야노코비치는 2014년 초 새벽에 몰래 도망을 치고 말았다. 93일만에 성공리에 막을 내린 무혈 봉기였다. 이 모든 과정이 100분여 짜리 다큐멘타리 <윈터 온 파이어(Winter on Fire)>에 담겼다. 야노코비치의 뒤를 이어 2014년 억만장자 포로셴코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2019년 젤렌스키가 대권을 거머쥐었다. 현재 유튜브에서 <국민의 일꾼><윈터 온 파이어>를 풀버전으로 시청(영어 자막)할 수 있다.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향배를 보일지 또한 어떻게 끝을 맺을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젤렌스키가 이끄는 우크라이나는 푸틴에게 쉽사리 굴복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젤렌스키, 그가 어떤 인물인지 한눈에 살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특히 유엔녹색기후기금에서 근무하고 있는 오세원 씨가 맡은 번역이 유려해서 읽는 맛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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